와인을 마시고 “과일 향이 나요”, “산미가 강하네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막상 표현하려 하면 입이 얼어붙는다. 와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필수 능력 중 하나가 바로 ‘테이스팅 노트(Tasting Note)’ 작성이다. 이 칼럼에서는 와인을 마시며 맛, 향, 색, 느낌을 기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 [코리안투데이] 향을 말로 표현하는 감각의 훈련 © 김현수 기자 |
1. 시각 – 와인의 색을 먼저 본다
잔에 따른 와인을 먼저 눈으로 관찰한다.
– 레드 와인: 루비, 가넷, 퍼플, 브라운
– 화이트 와인: 레몬, 골드, 스트로, 앰버
– 와인의 색은 나이와 산화 정도를 반영한다.
👉 와인을 살짝 기울여 림(가장자리)을 확인해보면 연식 구분이 쉬워진다.
2. 후각 – 향을 맡고 기억을 연결한다
향을 맡는 과정은 테이스팅의 핵심이다.
– 1차 향: 과일, 꽃, 허브 등 포도 자체의 향
– 2차 향: 발효과정에서 생긴 빵, 유산균, 견과류 향
– 3차 향: 숙성 중 생성된 가죽, 바닐라, 타르, 버섯 등
👉 향을 맡고 떠오르는 이미지나 음식, 장면을 떠올려 메모하는 것이 포인트.
3. 미각 – 맛의 구조를 구분한다
입안에서 느끼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 당도: 단맛의 유무 (Dry, Off-dry, Sweet 등)
– 산도: 침샘을 자극하는 정도
– 타닌: 떫은 맛의 정도, 주로 레드 와인에 해당
– 바디감: 무게감, 물처럼 가볍거나 우유처럼 무거운지
– 알코올: 목넘김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 처음엔 익숙한 표현부터 사용하면 된다. “산미 강함”, “무겁고 부드러움”, “입안이 건조해짐” 등.
4. 전체적인 인상 – 한 문장으로 요약
“이 와인은 밝은 산미와 붉은 과일 향이 어우러진 가벼운 스타일이다.”
“진한 타닌과 검붉은 과실 향, 바닐라 향이 어우러져 숙성 잠재력이 느껴진다.”
👉 자신만의 언어로 요약하는 것이 ‘내 와인 언어’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5. 메모 예시
| 구분 | 내용 |
||–|
| 색 | 루비색, 약간 투명한 가장자리 |
| 향 | 체리, 라즈베리, 약간의 바닐라, 젖은 나무 |
| 맛 | 드라이, 중간 산도, 부드러운 타닌 |
| 바디 | 미디엄 바디 |
| 총평 | 산뜻하고 균형 잡힌 와인, 가벼운 음식에 어울림 |
테이스팅 노트를 쓰는 것은 단지 ‘기록’이 아닌 감각을 표현하고 기억하는 훈련이다. 자주 써볼수록 향과 맛에 대한 감각이 섬세해지고, 나만의 취향도 분명해진다.
다음 칼럼에서는 유명 소믈리에들이 쓰는 테이스팅 노트 실제 사례를 소개하며, 초보자와의 차이를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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