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역사적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백제시대 지방 최고 지배계층의 무덤인 ‘세종 한솔동 고분군’이 세종시 최초로 국가 사적 지정 예고됐다. 세종특별자치시는 29일 ‘세종 한솔동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되면서 역사·문화적 가치를 공식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한솔동 고분군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과정에서 발굴됐다. 현재 횡혈식 석실분 7기, 석곽묘 7기 등 총 14기의 고분이 남아 있다. 발굴조사 결과, 이 고분군은 5세기 초 백제 한성기부터 웅진기 초기 지방 세력 중심지의 무덤으로 확인됐다. 규모나 위치, 출토 유물 등을 볼 때, 지역 최고 지배세력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임이 분명하다.
![]() [코리안투데이] 한솔동 고분 전경 © 이윤주 기자 |
특히 2호 고분은 주목할 만하다. 백제시대 횡혈식 석실분 중 가장 큰 규모로, 지하 전체에 걸쳐 묘광이 구축된 국내 첫 사례다. 기존 고분에서 보기 힘들었던 묘도출입석, 묘표시석 등
다양한 축조 기법도 확인됐다. 고분 구조의 발전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주며, 고대 무덤 양식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유적이다.
한솔동 고분군의 중요성은 단순한 무덤군을 넘어선다. 인근 나성동 유적과 토성까지 포함하면 고대 도시구조 전체가 확인된 최초의 사례다. 거주지, 방어시설, 무덤이 한데 확인되어 고대 한성기 백제의 도시 체계를 연구하는 데 결정적 자료로 평가된다. 이는 세종시가 단순한 현대 행정도시를 넘어, 역사를 품은 공간임을 증명해 준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한솔동 고분군의 국가 사적 예고는 세종시의 역사적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라며 “과거 백제 중심도시의 전략성을 이어받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행정수도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한솔동 고분군은 30일간의 의견 수렴과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세종시의 고대사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사건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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