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 복잡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수 있는 산책길이 있다면 어떨까. 서울 송파구가 올가을, 멀리 떠나지 않아도 근사한 가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수변 산책길 4선’을 선정해 소개했다.
![]() [코리안투데이] 송파구, ‘가을 수변 산책길 BEST 4’ 추천 © 지승주 기자 |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11월 초, 호수와 하천을 끼고 걷는 산책길에서 서울 시민들은 억새, 갈대, 단풍, 황톳길, 호수 풍경과 빛 축제까지 누릴 수 있다. 이번에 송파구가 발표한 산책길은 ▲장지천 수변감성공원 ▲석촌호수(송파나루공원) ▲탄천 산책길 ▲성내천 단풍길 4곳이다.
송파구는 도심 속 수변 생태공간과 휴식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머물 수 있는 ‘시민 힐링 공간’으로 재창조하고 있다.
① 장지천 수변감성공원 — “흙길 따라 가을이 흐른다”
최근 조성 완료된 ‘장지천 수변감성공원’은 송파구 가든파이브 뒤편, 장지천을 따라 펼쳐진 1만 7천㎡ 규모의 힐링공간이다. 단순한 녹지공간을 넘어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숨 쉬는 감성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산책길에는 피크닉이 가능한 잔디마당과 전망데크, 철제 쉘터와 데크평상 등 다양한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도심 속 가족 나들이나 개인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300m 길이의 ‘맨발 황톳길’이다. 부드러운 황토 위를 맨발로 걸으며 흙의 감촉을 느끼고, 나뭇잎 사이로 스치는 가을 햇살과 바람에 귀 기울이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장지천은 과거 단절되었던 수변 공간을 재연결하고, 감성적 요소를 입혀 ‘보는 산책’에서 ‘느끼는 산책’으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② 석촌호수 — “호수와 단풍이 그리는 도심 속 가을 명화”
서울에서 ‘호수 단풍길’을 꼽자면 단연 석촌호수(송파나루공원)를 빼놓을 수 없다. 전체 산책로 길이만 2.6km에 달하며, 느티나무와 벚나무 1,120여 주가 만든 단풍길은 걷는 이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고층 빌딩의 유리창에 반사된 가을 하늘과 단풍, 그리고 호수의 수면이 만들어내는 반영(反影)은 다른 도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색 풍경이다.
게다가 현재 석촌호수에서는 ‘호수의 가을과 겨울 그리고 루미나리에’라는 이름의 빛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오는 2025년 2월 29일까지 이어지는 이 행사는 수변을 따라 다양한 LED 조명과 테마 오브제가 설치되어 있어 낮에는 단풍, 밤에는 환상적인 야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2 in 1’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③ 탄천 산책길 — “서울 최장 이팝나무길이 있는 곳”
탄천 산책길은 도심 속 ‘조용한 자연’이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적절하게 분산되어 있어 붐비지 않으면서도 곳곳에 잘 가꿔진 녹음과 수변 생태환경이 조화를 이룬다.
탄천 둑방길을 따라가면, 서울에서 가장 긴 이팝나무길(광평교~강남운전면허시험장) 4.5km가 이어진다. 지금은 이팝나무의 푸른 잎이 서서히 낙엽으로 바뀌는 계절. 그 사이 붉고 노란 단풍과 은빛 억새가 어우러진 자연 색채의 향연이 펼쳐진다.
산책길 주요 지점에는 4곳의 ‘매력 정원’이 조성돼 있어, 시민들은 산책 중간마다 휴식을 취하거나 자연을 감상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 서식하는 야생화, 도심 속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새들의 지저귐, 얕게 흐르는 탄천 물소리까지 더해져 ‘오감 힐링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④ 성내천 단풍길 — “서울 단풍길 110선 선정, 인생샷 필수 코스”
마지막으로 소개된 성내천 단풍길은 규모는 작지만 진한 가을 정취로 유명한 길이다. 잠현초등학교 뒤편부터 서울올림픽파크텔 앞까지 1km 남짓한 짧은 거리이지만, 벚나무 단풍터널, 억새, 갈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걸을 때마다 시선이 바뀐다.
서울시가 선정한 ‘서울 단풍길 110선’에도 이름을 올린 이 구간은, 인근 하천을 따라 걸으면 바로 송파구의 ‘한강 노을 명소’와도 이어진다. 올림픽대교 위로 붉게 물든 노을, 강물 위에 반사된 황혼빛,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누구든 인생사진을 남기고 싶게 만든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가족 단위 산책객이나 연인,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고 이곳에 모인다. SNS상에서도 이 구간은 ‘서울 속 짧은 가을 여행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가을, 멀리 가지 말고 송파에서 만나세요”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송파에는 사계절 중에서도 가을에 더욱 아름다워지는 명소가 많다”며 “가까운 수변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송파구는 단순한 산책로 조성에 그치지 않고, 공간 재생과 생태 복원, 문화적 감수성을 결합한 도시계획을 지속해왔다.
특히 ‘물길 따라 힐링하는 도시’라는 구상 아래, 기존 하천·호수를 테마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이번 가을이 가기 전,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은 이들에게 송파의 수변 산책길은 최적의 해답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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