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디지털 위안화(e-CNY)에 이자를 지급하는 제도 개편을 공식화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9일 ‘디지털 위안화 관리·서비스 체계 및 관련 금융 인프라 건설을 강화하기 위한 행동방안’을 발표하고, 차세대 디지털 위안화 계량 프레임워크와 관리·운영·생태 체계를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 [코리안 투데이] 사진출처=신화망 © 두정희 기자 |
이번 행동방안의 핵심은 디지털 위안화 지갑 잔액에 보통예금(活期存款)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다. 기존 디지털 위안화는 현금과 동일한 성격의 결제 수단으로 설계돼 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제도 개편을 통해 예금 기능이 제도적으로 추가된다. 이는 약 10년에 걸친 연구와 시범 운영 끝에 디지털 위안화가 ‘디지털 현금 시대’를 넘어 ‘디지털 예금 통화 시대’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금융권과 학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국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이자를 지급하는 세계 최초의 경제권으로 만들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자 지급은 이용자들의 디지털 위안화 보유 유인을 강화해 결제 빈도뿐 아니라 잔액 규모까지 확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제 외에도 저축, 소액 자산 관리 등 일상 금융 활동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이용 지표에서도 디지털 위안화의 확산 속도는 빠르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디지털 위안화의 누적 거래 건수는 34억8000만 건, 누적 거래액은 16조7000억 위안에 달했다. 디지털 위안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설된 개인 지갑은 2억3000만 개, 기관 지갑은 1884만 개로 집계돼 전국 단위의 디지털 통화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상태다.
국경 간 결제 분야에서도 디지털 위안화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다자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연계 프로젝트인 mBridge를 통한 누적 처리 건수는 4047건, 거래액은 위안화 기준 약 3872억 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디지털 위안화가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약 95.3%로, 국제 결제 영역에서 디지털 위안화의 활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디지털 위안화의 실사용 확대와 함께 중국 금융 생태계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가 예금과 유사한 기능을 갖추게 되면서 상업은행 예금 구조, 지급결제 시스템, 통화정책 전달 경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금융 주권을 강화하고 글로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26년 이자 지급 제도가 본격 시행될 경우 디지털 위안화가 중국 금융 시스템은 물론 국제 통화 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두정희 기자: dongjak@thekorean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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