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기업 구글이 10년 뒤 제약산업의 중심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생명과학 분야에 혁신을 일으키며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구글의 행보가 제약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산하 연구소인 딥마인드는 2021년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시스템 ‘알파폴드(AlphaFold)’를 공개했다. 알파폴드는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해 생명과학 연구에 혁신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이 기술은 신약 개발 과정을 단축시키고, 기존 기술로는 어려웠던 질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전통적으로 신약 개발은 수십 년이 걸리고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고비용·고위험 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구글의 AI 기술은 신약 후보 물질 발굴과 임상시험 설계 등 제약산업의 핵심 단계를 효율화하며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은 또한 생명과학 기업 ‘칼리코(Calico)’를 통해 인간 수명 연장을 목표로 하는 연구에 투자하고 있으며, ‘베릴리(Verily)’를 통해 정밀의학과 웨어러블 기술을 결합해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및 질병 예측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구글은 단순한 AI 기술 기업을 넘어 생명과학 전반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이끌고 있다.
10년 후 구글이 신약 개발 기업으로 변모할 가능성은 제약업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글이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기존 제약업계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기존 제약사들과 협력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구글의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산업은 2030년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3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의 AI와 생명과학 기술 융합이 신약 개발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와 관련해 구글의 딥마인드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AI 기술이 질병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인간의 건강과 수명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신약 개발을 통해 생명과학 산업의 선두주자로 변모한다면 이는 기술과 의료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 지형도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간 구글이 제약업계와 협력하거나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어떤 혁신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