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5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에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800억 달러(약 117조 7,6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MS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코리안투데이] 로이터 뉴스메이커 행사에서 연설하는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1월 3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이 금액의 절반 이상이 미국 내에서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스미스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MS가 AI 기술 개발과 데이터센터 확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의 이번 발표는 2024년 전 세계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 지출 합계인 2,090억 달러(약 307조 6,500억 원)의 약 38%를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다. 특히 MS는 이미 AI 기술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로 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MS의 데이터센터 투자 가운데 상당 부분은 오픈AI의 인공일반지능(AGI)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MS는 2030년까지 이 프로젝트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픈AI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AI 기술 개발에서 선두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MS의 자본 지출에서 중요한 부분은 GPU 구매와 서버 인프라 확장이다. MS는 AI 모델의 훈련과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GPU의 최대 고객으로, 엔비디아가 생산한 GPU 중 약 20%를 MS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 기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MS는 이를 통해 AI 기술의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 처리 및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지난 10월, MS는 세계 최초로 ‘블랙웰’ 서버를 도입했다고 밝혀 기술 혁신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음을 자랑한 바 있다.
스미스 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정부에도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AI 칩 보조금을 지원하며 자국의 AI 플랫폼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 일본,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데이터센터를 신설하거나 확장하며 글로벌 인프라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독점 문제와 중국과의 관계를 이유로 MS의 확장에 제약을 가하고 있어, 이번 발표는 이러한 외부적 도전 과제를 염두에 둔 전략적 대응으로 보인다.
MS는 데이터센터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2030년까지 ‘워터 포지티브’와 ‘제로 웨이스트’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MS는 데이터센터 확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800억 달러 투자는 MS가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보인다. AI 기술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은 MS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MS의 대규모 투자가 글로벌 기술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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