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AI와 함께 자란다” – 미래 세대의 친구이자 교사로서의 인공지능

 

“엄마, 이건 ‘챗GPT’한테 물어보면 돼.”  한 초등학교 학생이 숙제를 하다가 내뱉은 말이다. 처음엔 웃음이 났지만, 곧 마음 한편이 묘하게 가라앉았다. 아이들은 이제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스피커와 AI 챗봇에 둘러싸여 자란다. 디지털이 ‘기술’이 아닌 ‘환경’이 된 시대. 그렇다면, 그 환경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교육과 감정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AI는 이미 교과서의 내용을 설명해주고, 영어 발음을 교정하고, 수학 문제 풀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영상으로, 음성으로, 심지어 게임처럼 아이들과 소통한다. AI는 지치지 않고, 언제나 친절하며, 아이의 성향과 수준에 맞춰 맞춤형으로 학습을 이끈다. 어떤 의미에선 이상적인 선생님이다.

 

 [코리안투데이 ]미래 세대의 친구이자 교사로서의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 김미희 기자

그러나 나는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린다. ‘AI는 아이에게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질문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왜?” “어떻게?” “그건 뭐야?” 같은 호기심 어린 질문에 대해 AI는 정확하고 빠른 답을 준다. 하지만 인간 교사나 부모가 주는 대답엔 정답 이상이 담겨 있다. 눈빛, 표정, 맥락, 감정. 그리고 “그게 궁금했구나”라고 반응해주는 공감의 힘. AI는 정보는 줄 수 있지만, 이해는 해줄 수 없다.

 

또한, AI가 아이들의 세계관 형성에 미치는 영향도 가볍게 볼 수 없다. 어린 시절의 사고방식은 주어진 정보로부터 만들어진다. 그런데 그 정보가 AI 알고리즘에 의해 ‘필터링’되고, ‘맞춤화’된다는 사실은 결국 세계를 보는 눈이 편향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더 많이 묻고, 더 다양하게 경험하며,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의 성장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AI는 아이의 실수를 ‘예방’하려 한다. 정답을 알려주고, 빠르게 해답에 도달하게 만든다. 그 속에서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게 될까’ 걱정된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터득하는 힘을 AI가 대신해버릴까 두렵다.

 

그럼에도 나는 AI가 아이들의 미래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믿는다. 기술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작동하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의도가 담겼는지’를 질문할 수 있는 사고력. 이것이 디지털 시대의 핵심 교육이어야 한다.

 

결국, 아이들이 AI와 함께 자란다는 것은 ‘기계와 인간이 함께 성장하는 시대’에 우리가 들어섰다는 뜻이다. 이 시대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AI는 좋은 도구다. 하지만, 아이에게 진짜 친구와 교사는 결국 ‘따뜻한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AI를 가르치기 전에, 아이에게 먼저 ‘인간다움’을 가르치는 것.

 

[ 김미희 기자:  incheonsouth@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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