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은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가?

 

본 기획은 하나의 기사로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코리안투데이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는 운영 철학에 기반하여 코리안투데이 금산지부에서 독립적으로 진행되며, 한쪽의 주장만이 아닌 다양한 신앙 현실과 삶의 진심을 듣기 위한 시도입니다.

 

왜 이 연재를 시작하는가?

 

며칠 전, 한 청년이 조용히 언론사를 찾아왔다. 자신은 기독교복음선교회, 세간에서 말하는 ‘JMS’의 회원이라며 말을 꺼냈다. 그는 눈물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우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어느 언론도 우리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아요. 방송은 너무 악의적이고, 세상은 이미 우리를 사회악으로 규정해 버렸어요.”

처음엔 망설였다. 이미 프레임은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었고, 대중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인이라면, 누군가의 말이 진실과 다르게 반복되기 전에 말하지 못한 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반박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믿음과 상황을 설명할 기회를 요청했을 뿐이었다.

우리는 곧 방송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가 사회에 미칠 파장을 예측하고 있다. 그 안에 담긴 목소리는 무시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모든 생존자의 이야기가 진실의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기록하기로 했다. 월명동에서의 하루, 월명동 밖 주민들의 생각들까지.

이 연재는 편을 가르려는 시도가 아니다. 그저 묻는다. “왜 우리는 한 사람의 상처에는 울면서, 다른 사람의 진심에는 침묵하는가?” 우리는 지금, 언론이 외면한 진심을 듣고 있다. 그리고 말하려 한다. 프레임 바깥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가장 조용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를.

 

 [코리안투데이] 프레임으로 가져진 진실 © 임승탁 기자

나는 생존자다이 프레임의 위력

 

지옥을 견디고 살아남았다.”

넷플릭스 신작 시리즈의 예고 문구는 이 한 문장으로 강렬하게 시선을 잡는다. 방송의 제목은 곧 메시지다. ‘나는 생존자다’. 이 말이 암시하는 프레임은 명확하다. ‘나는 피해자였고, 너희는 가해자다.’ 대중은 이 프레임이 얼마나 강력한지 이미 경험으로 안다. 한 사람이 피해자라고 말하는 순간, 다른 사람은 자동으로 가해자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 다음은? 설명은 듣지 않는다. 질문도 없다. 대중은 느낀다. 감정으로, 직관으로, 그리고 여론으로. 진실은 그 감정의 파도 속에서 밀려난다.

 

생존자라는 단어가 갖는 3가지 힘

 

나는 생존자다.” 이 문장은 단순한 자기고백이 아니다. 이 말은 동시에 다음 세 가지 효과를 낳는다.

1. 윤리적 우위를 선점한다.

나는 고통을 겪었다. 그러니 내 말은 믿어야 한다.”

2. 비판을 차단한다.

피해자에게 질문하는 것은 ‘2차 가해라는 프레임을 유발한다.

3. 가해자를 단일 이미지로 만든다.

수많은 회원과 가족, 청년들이 살아가는 복합적 현실은 사라진다.

그래서 이 프레임은 무섭다. 그 자체로 재판 없는 유죄 선고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방송은 사실이 아니라 구성된 이야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는 기록물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과 이미지로 구성된 이야기다. 감정을 자극할수록 성공한다. 그래서 눈물이 많고, 목소리가 떨리고, 조명이 어둡다. 카메라는 앵글을 선택하고, 편집은 맥락을 자른다. 그렇게 하나의 내러티브가 만들어진다. 그 내러티브가 바로 우리는 피해자, 너희는 가해자. 그런데, 정말 그럴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고통 역시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그 고통이 곧 공동체 전체를 대표하진 않는다.

 

피해자의 말은 경청하되, 검증되어야 한다

 

어떤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묻는 것은 공격이 아니다. 그것은 진실을 위한 기본 과정이다. 섭리를 떠난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이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가? 방송은 그 점을 묻지 않는다. 감정은 크고, 맥락은 작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들이 말하지 않은 진실은 무엇인가?”

 

 [코리안투데이] 월명동 자연성전과 예수님 상 모습 © 임승탁 기자

방송을 보기 전에, 프레임을 먼저 보라

 

815. 넷플릭스 <나는 생존자다>가 공개될 예정이다. 그 전에, 시청자들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 방송이 선택한 시선은 누구의 것인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정말 모든 것이 한 방향으로만 해석되어야 하는가?”

지금 시청자들은 생존자 프레임이 만든 전장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그 전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프레임을 읽는 힘일 것이다.

 

영화 브이포벤데타에 나오는 명대사가 있다. “정치인은 진실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만, 예술가는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거짓말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넷플릭스의 나는 생존자다는 진실을 덮기 위한 과장된 이미지 구성인가,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과장된 이미지 구성인가?

 

다음 회 예고

[특별기획] 2

월명동 밖 주민들의 생각

화면 속 이미지와 달랐던 현실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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