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이젠 그만! 소각장 대신 순환 도시로”… 마포가 외친 진짜 해법은?

 

서울 마포구가 ‘제로웨이스트 도시’라는 커다란 비전을 내걸고 본격적인 자원순환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6월 30일, 마포구청 1층 의회 다목적실에서는 주민·단체·사회적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마포 자원순환 네트워크’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추가 소각장 건립에 맞서 “이제는 태워 없애는 방식이 아닌, 줄이고 다시 쓰는 방식으로 가자”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마포 자원순환 네트워크는 기존 폐기물 처리 중심의 행정이 아닌, 자원순환 중심의 지역사회 실천을 지향한다. 이 네트워크에는 ‘백의민족’,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 ‘성미산학교’, ‘쓸모업사이클’, ‘알맹상점’, ‘울림두레생협’, ‘지구샵’ 등 평소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앞장서온 지역의 풀뿌리 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이미 지역 내에서 자원 절약, 업사이클링, 친환경 소비를 실천해온 주체들로, 마포구의 친환경 전환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리안투데이] 발대싯 현장 ( 사진 = 마포구청 ) © 송현주 기자

출범식은 오현주 대표의 사회로 개회됐으며,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인사말, 발족 선언문 낭독, 기념촬영 등으로 진행됐다. 이어 알맹상점의 공동대표 고금숙 씨가 사회를 맡은 포럼에서는 ‘소각장 너머 제로웨이스트 도시로’를 주제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시민 실천 모델이 제시됐다. 이 자리는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과 시민 행동으로 이어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서울시의 일방적인 추가 소각장 추진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무조건 매립하고 소각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쓰레기를 줄이고 올바르게 처리하는 자원순환 정책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지 환경문제를 넘어 도시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중대한 정책 방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마포구는 이번 출범 이전부터 자원순환을 위한 다양한 시범 사업을 실행해왔다. 대표적으로 ‘소각제로가게’ 운영을 통해 분리수거된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고, 커피박을 수거해 자원화하거나 투명 페트병 업사이클링 체험 공간을 조성해 주민 참여를 유도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분리배출 교육도 진행하는 등 자원순환을 생활 속 실천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자원순환 네트워크 출범은 단순히 환경 단체나 구청의 선언을 넘어 지역 주민과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함께 연대해 만든 새로운 흐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현실로, 기후위기 시대에 더욱 가시화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마포구의 이번 선언은 서울시의 소각장 중심 정책에 제동을 걸고, 도시가 나아가야 할 진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마포가 그리는 제로웨이스트 도시의 청사진은 거창하지 않다. 일상의 소비를 줄이고, 자원을 다시 쓰며, 아이들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실천에서 출발한다. 쓰레기를 ‘처리’할 대상이 아닌 ‘순환’할 자원으로 보는 시선의 전환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변화이며, 이번 네트워크 출범은 그 출발점이다.

 

앞으로 이 네트워크가 어떤 실행력과 연대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마포는 이제 쓰레기를 불태우는 도시가 아니라 자원을 순환시키는 도시가 되겠다는 선언을 전국에 울려 퍼뜨렸다. 그리고 그 선언은 단지 마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도시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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