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체험학교, 여름방학에 고궁에서 놀다

 

조선시대의 궁중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름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의집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5 고궁청소년문화학교’가 오는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창덕궁과 덕수궁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이 궁궐이라는 살아 있는 역사 현장에서 조선의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으로, 역사와 예술, 놀이가 결합된 고품격 문화 체험의 장이 될 전망이다.

 

참가 대상은 전국의 중학교 1학년생들로, 학교 단위의 사전 신청을 통해 선발된 24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창덕궁과 덕수궁 두 장소에서 나뉘어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조선 왕실의 일상과 문화를 체험하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궁중 예절을 익히고, 한복을 입고 궁궐을 거닐며, 궁중 음악과 무용, 전통 공예 등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창덕궁에서는 조선의 왕세자가 되어보는 ‘궁중 하루 살이’ 체험이 눈에 띈다. 참가 학생들은 왕실의 교육기관인 성균관의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유학 수업을 듣고 문방사우를 사용하는 서예 시간도 경험한다. 왕세자 교육에 포함됐던 활쏘기와 유교식 예절교육 등도 포함돼 있다. 궁궐 내 지정된 공간에서 실제 왕세자의 하루처럼 움직이는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로 하여금 조선 왕실 문화에 대한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덕수궁에서는 대한제국 시기 궁중 문화를 다룬 체험이 진행된다. 고종 황제가 머물던 석조전과 정관헌 일대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20세기 초반의 개화기 궁중 문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한복 체험을 포함해 궁중 음식 체험, 전통놀이 재현, 국악 공연 관람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대한제국 시기의 정치적 변화와 문물 도입 과정을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다.

 

 [코리안투데이] 궁중 문화 체험학교 공고문 ( 사진 = 국가유산청 ) © 송현주 기자

이번 고궁청소년문화학교는 단순한 견학을 넘어서 역사적 공간에서 오감을 활용한 체험 중심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교과서 속에서만 보던 역사를 실제로 경험하면서 역사적 상상력과 문화적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같은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올해 역시 뜨거운 반응이 예상된다.

 

더불어 이번 행사는 고궁을 무대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문화재 활용의 새로운 모델로도 평가받고 있다. 과거 단순히 ‘보는 곳’이었던 고궁이 ‘체험하고 느끼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고궁이 청소년 문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특히, 올해는 참가자의 안전과 몰입도를 고려해 하루 최대 120명씩, 양일에 걸쳐 소규모로 운영되며, 전문 강사진이 상시 배치돼 프로그램의 질을 높였다.

 

올해도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들은 사전에 한국의집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완료해야 하며,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주최 측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한국 전통문화의 깊이를 체험하고, 나아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색적인 고궁 체험과 함께 조선의 시간 속으로 떠나는 1박 2일. 이번 여름, 창덕궁과 덕수궁에서 펼쳐지는 고궁청소년문화학교는 청소년들에게 잊지 못할 역사 여행이 될 것이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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