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타오바오, ‘샨거우’ 번개 세일에 9.5조원 보조금 투입…주문 폭증으로 시장 재편 예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가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를 대상으로 약 95000억 원(500억 위안)의 보조금을 투입하며 대규모번개 세일(산거우, 閃購)’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할인 혜택을 넘어 즉시배송 기반의 새로운 소비 생태계 형성을 목표로 하며, 알리바바 산하 배달 플랫폼 어러머와의 협업을 통해 사용자 접점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리안 투데이] 바이두 포스터  © 두정희 기자


이번 보조금 투입은 타오바오의 기존 즉시배송 서비스인샤오스다(小時達)’가 업그레이드된타오바오 샨거우의 본격 확장을 위한 포석이다. 지난 5 2일 공식 론칭된 샨거우는 한정 수량·한정 시간 쿠폰, 무료 음료, 무료 배송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단기간 내 빠른 확산세를 보였다. 특히 어러머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초고속 배송 시스템은 타오바오 내 유사 서비스 대비 확연한 차별점을 제공하고 있다.

 

보조금이 투입된 첫날부터 효과는 폭발적이었다. 타오바오 내 589개 브랜드의 주문량이 5 2일 대비 2배 이상 폭증했으며, 밀키트, 유제품, 주류, 전자제품 등 주요 품목에서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생수 브랜드농부산천은 전일 대비 504%, 레노버는 467%, 필립스는 350%, 간식 프랜차이즈장이밍 420% 증가하는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급격한 매출 증가가 나타났다. 일부 브랜드는 전일 대비 10배 이상의 주문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보조금 정책은 소비자에게는 고액 쿠폰(홍바오) 및 무료 배송, 무료 주문 혜택을, 판매자에게는 상품 등록 및 배송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호 호혜적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물류 혜택에 그치지 않고 앱 사용 빈도 증가를 유도함으로써 타오바오의슈퍼앱전략에도 시너지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타오바오의 전방위적 공세를 단순한 유통 할인전이 아닌,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기능 확장을 위한 본격적인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타오바오가 배달·여행 등 일상적 소비 분야를 앱 내에 통합함으로써 전자상거래 빈도가 낮은 사용자층까지 자연스럽게 흡수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특히 밀접하게 연결된 즉시배송과 즉시소비는 최근 중국 소비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 해당 분야에서의 주도권 선점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의 내수 진작을 위한이구환신(以舊換新)’ 보조금 정책과도 맞물려 타오바오의 전략은 정책적 수혜까지 노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최근 중국 당국은 냉각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가전 등 주요 소비재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타오바오의 소형 가전·생활용품 중심의 즉시배송 확대는 이에 정확히 부합한다.

 

소비자 중심의정서적 소비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현재, 타오바오는편리함혜택을 앞세워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는 곧 사용자 수와 거래액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타오바오의 샨거우 전략은 플랫폼을 통한 사용자 경험의 확장, 서비스 다변화, 공급망 정비를 통한 시장 우위 확보라는 다층적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향후 12개월 간 지속될 이번 보조금 투입은 타오바오가 전자상거래 그 이상의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중국 내 플랫폼 간 경쟁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두정희 기자: dongjak@thekoreantoday.com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

📱 모바일 앱으로 더 편리하게!

코리안투데이 도봉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언제 어디서나 최신 뉴스를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