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유족 상처 어루만지는 ‘희망샘’

서울 동대문구가 자살 유족의 건강한 애도와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자조모임 희망샘을 운영하며심리적 안정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유족들이 고립되지 않고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올해부터는 동료 지원 활동가를 양성하며 지속 가능한 회복 체계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자살 유족 상처 어루만지는 ‘희망샘’

 [코리안투데이] 2024년 자살 유족 자조모임 희망샘에서 화분만들기 프로그램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동대문구청ⓒ 박찬두 기자

 

동대문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자조모임 희망샘은 자살로 인해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정서적 지지를 통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자살이라는 갑작스러운 상실은 남겨진 가족들에게 극심한 충격과 심리적 고통을 안기며, 이로 인해 유족들은 종종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희망샘은 이러한 유족들이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모여 슬픔을 나누고, 감정을 표현하며, 건강하게 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유족들은 심리적 안정과 회복의 기회를 얻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운다.

 

2023년부터는 자조모임을 통해 회복한 유가족들이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자조모임 리더 교육을 수료한 후 동료 지원 활동가로 활동하게 된다. 동료 지원 활동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아픔을 겪은 유족들에게 조언과 지지를 제공하며, 유족 간 자발적인 회복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동대문구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자조모임이 단순한 치유 프로그램을 넘어 유족들 간의 지속 가능한 돌봄과 회복의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자살 유족 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지역사회 내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희망샘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운영되며, 지난해에는 총 14회의 모임을 통해 107명의 유족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자살 유족을 위한 마음건강 교육 프로그램(PAT-M) 워크북을 활용한 심리 교육, 원예 치료, 향기 치유 등으로 구성되어 유족들의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회복을 도왔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12일 힐링캠프를 개최해 유족들에게 쉼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했으며, 11월에는 자살 유가족의 날행사를 통해 유족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동대문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자살 유족들을 위해 자조모임 외에도 전문가 상담, 법률 및 행정 지원, 정신건강 치료비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적인 지원은 유족들이 겪는 심리적, 실질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자살 유족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고,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나누며 건강하게 애도할 수 있도록 희망샘운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들이 아픔을 딛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대문구의 희망샘은 자살 유족들에게 단순한 지원을 넘어, 회복과 치유의 길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동대문구는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그들이 다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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