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익숙한 세계, 《브릭의 시선》 전시 개막

레고 피규어를 통해 사진과 스토리텔링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작자 레짓브릭스(본명 오재용)의 사진 전시 《브릭의 시선 / The Brick Of View》가 오는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솜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일상의 장면, 기억 속의 이미지, 역사적 장면을 ‘브릭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관람객에게 색다른 감각과 질문을 던진다.

대표 출품작

[코리안투데이] 승전의 기쁨 (2025) © 지승주 기자

승전의 기쁨 (2025)

크기: A2 / 재료: 레고+AI 배경 합성

역사적 장면의 오마주로 시작되며, 흑백 톤과 AI 배경 편집을 통해 사진의 리듬과 감정을 끌어올린다. 관람객은 이미지의 유사성에서 오는 낯익은 감각과, 레고라는 재료에서 오는 신선한 불일치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코리안투데이] 스쿠버 다이버와의 만남 (2025) © 지승주 기자

스쿠버 다이버와의 만남 (2025)

크기: A2 / 재료: 수중촬영 레고 피규어

스쿠버 다이버를 돌고래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전환적 시선이 돋보인다. 인간 중심이 아닌 타자의 관점에서 본 만남이 어떤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코리안투데이] 스파르타인들의 땅 (2023) © 지승주 기자

스파르타인들의 땅 (2023)

크기: A3 / 재료: 레고 + 부분 AI 보정

유명 영화 장면을 패러디한 이 작품은 사회에서 약자가 처하는 구조적 불평등을 메타포로 끌어온다. 레고라는 단순 매체가 사회적 주제를 시사하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는 “레고라는 미디어를 통해, 어딘가 낯익은 장면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경험”을 주제로 기획됐다. 작가는 “표현의 경계는 없고, 오직 나만의 시그니처만 있다”고 말하며, 장난감을 예술로 끌어올린 표현의 실험과 시도를 관람객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장난감으로 인식되던 레고를 예술 매체로 작가의 신작과 주요 대표작을 공개하는 자리로, 일상 속 장면을 레고 피규어로 재구성하고 이를 사진으로 포착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관람장소인 솜갤러리 전시 공간에는 약 20여 점의 레고 사진 작품이 전시되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오프닝 당일(25일)에는 오후 9시 30분까지 연장 운영된다. 전시는 무료이며, 관람객 참여를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작가 레짓브릭스, “레고는 예술적 표현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구”

캐나다 St. Anthony of Padua School 학교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오재용 작가는 2021년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공식 인플루언서로 활동했으며, 다양한 국내외 브릭 커뮤니티와 NFT 전시를 통해 창작 세계를 넓혀왔다.

그는 레고라는 장난감의 잠재적 예술성을 탐구하며,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을 새롭게 마주할 때 느껴지는 감각”을 주제로 인간의 기억과 시선을 재구성한다. 사진 작업을 중심으로 한 그의 브릭 유니버스는 2020년 레고 코리아 콜라보를 시작으로 국내외 다양한 워크숍과 그룹전, 아트페어에 초대되며 주목을 받아왔다.

“레고에는 표현의 한계가 없다”며,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레고만의 미학’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작가노트:

“단순한 장난감이 가진 잠재력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장면을 레고로 재구성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감정과 기억에 갇혀 있는지를 볼 수 있다. 그 작은 브릭 속에서 나는 새로운 언어를 본다. 그 언어가 관람객에게 닿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