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2025년 9월 22일, 강화군 강화읍에 위치한 ‘강화 신문리 고택’을 인천시 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고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노후 건축물에 대한 보호하면서도 생활공간으로서의 활용성을 높이는 등록문화유산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인천에서 추진 중인 문화유산 행정의 진일보를 상징한다.
![]() [코리안투데이] 인천광역시, 강화 신문리 고택 등록문화유산 지정… 근·현대 문화유산 보존의 새로운 바람 © 임서진 기자 |
신문리 고택은 1928년에 건립된 개량한옥으로, 전통 한옥 구조에 일본식과 서양식 건축 요소가 독특하게 뒤섞인 형태를 보인다. 색유리 창호와 헤링본(Herringbone) 마루는 당시 영국 성공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며, 고택의 대청마루 위에 설치된 대규모 2층 다락은 1920년대 강화도의 생강·인삼 및 직물 산업의 활황을 보여준다. 이는 고택이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의 경제적 번영과 문화적 변화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건축물임을 시사한다.
특히, 출입문과 창호의 세련된 장식성은 전통의 틀 안에서 근대의 미감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근대 건축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건축적 다양성과 새로움은 신문리 고택이 인천시 문화유산의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
강화 신문리 고택은 역사적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 1946년 11월, 한국의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 선생이 강화도를 방문한 당시 이 고택에서 기념사진을 남긴 기록이 존재한다. 이는 고택이 단순한 개인 소유물을 넘어 지역사회와 민족 역사 속에서 의미를 가진 장소임을 상기시킨다.
이번 고택의 등록문화유산 지정은 ‘등록문화유산’ 제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사례로 손꼽힌다. 등록문화유산은 기존의 국가 및 시 지정문화재처럼 엄격한 개발행위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문화유산을 보존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건축물이나 구조물에 적용된다. 즉, 건축주나 소유주가 이곳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도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어 사회에 미치는 부담을 크게 줄인다.
인천시 문화유산위원회는 이러한 제도의 취지와 더불어, 신문리 고택이 가진 건축 미학적 가치, 강화도의 산업·생활사를 보여주는 역사적 자료로서의 가치, 나아가 김구 선생의 방문 기록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함께 고려해 등록문화유산으로의 가치를 인정했다.
윤도영 인천시 문화체육국장은 “강화 신문리 고택은 인천의 한 세기를 이어온 소중한 유산이면서도,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라며 “이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적 매개체로서 시민들에게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인천시는 앞으로도 근현대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보존할 방침이다. 시민들 가까이 다가가 유산으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며, 인천의 역사와 정체성을 널리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강화 신문리 고택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지역사회와 방문객이 융합하고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공간은 기능별로 재구성되어, 안채는 갤러리로 변신해 다양한 전시와 문화예술 활동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바깥채와 과거 공장 건물에는 카페와 기념품 판매소, 관광안내소가 조성돼 방문객들이 쉽게 찾고 머무르며, 지역상품도 소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를 통해 고택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 시민들의 일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열린 문화공간, 나아가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강화 신문리 고택의 이번 등록문화유산 지정은 인천시의 문화유산을 미래로 계승하는 새로운 모델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보호와 활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함으로써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동시에 인천이 가진 역사적 가치를 누구나 체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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