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있던 신월동이 움직인다…양천구 ‘상전벽해’ 대개조, 균형발전의 현실이 되다

수십 년간 공항소음과 고도제한, 부족한 교통망이라는 삼중고에 묶여 있던 신월동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개발의 속도에서 밀려났던 서부 생활권이 이제는 도시정비, 교육·문화 인프라, 교통 혁신이 동시에 맞물리며 ‘상전벽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양천구가 민선 8기 출범 이후 신월권 균형발전에 행정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코리안투데이] 26일 넓은들미래교육센터에서 진행한 ‘서울시 출입기자 프레스투어’에서 브리핑 중인 이기재 양천구청장(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양천구는 지난 26일 넓은들미래교육센터에서 서울시 출입기자단을 초청해 기자설명회를 열고, 그간 축적된 신월동 대변화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설명회에서 제시된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신월동은 더 이상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 아니라, 주거·교육·문화·교통이 동시에 재편되는 새로운 성장 축이라는 점이다.

 

신월동은 양천구 서쪽에 위치한 면적 약 4.9㎢의 생활권으로, 구 전체 인구의 약 28%에 해당하는 12만여 명이 거주한다. 그러나 오랜 기간 김포공항 항공기 소음과 고도제한, 지하철 미연결이라는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목동과 비교되며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온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도시 전체의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양천구는 신월동을 ‘균형발전의 핵심 지역’으로 설정하고 정책을 집중시켰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공항소음피해에 대한 대응 방식이다. 신월동은 김포공항 소음피해 지역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피해 가구는 4만 30여 가구로, 전체 피해 지역의 절반을 넘는다. 양천구는 소음 문제를 단순 민원 차원이 아닌 ‘지방정부가 직접 책임지는 생활 피해’로 규정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구세 감면 조례를 개정해 공항소음대책지역 내 1세대 1주택자의 재산세 구세분을 최대 60%까지 감면했고, 이는 2023년 7월부터 시행 중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구 직영 공항소음대책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청력 정밀검사, 보청기 구입비 지원, 심리상담, 공항이용료 지원, 자체 소음 모니터링까지 아우르는 체계를 구축했다. 한국공항공사와 연계한 주택 매입 보상도 병행돼 현재까지 29가구가 이주 지원을 받았다. 구는 전기료 지원 확대와 냉방기 설치 지원 방식 개선 등 추가 대책을 정부와 지속 협의 중이다.

 

생활의 질을 끌어올리는 또 하나의 축은 교육·문화 인프라다. 양천구는 남부순환로를 중심으로 신월평생학습센터, 신월문화예술센터, 넓은들미래교육센터를 잇는 ‘3종 인프라’를 완성했다. 이는 단순 시설 확충이 아니라, 목동과 비목동 간 교육·문화 격차를 구조적으로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신월평생학습센터는 요리, 공예, 원예 등 생활기술 중심 교육으로 출발해, 현재는 실내건축과 집수리 등 기술특화 과정까지 확대됐다. 신월문화예술센터는 전통문화와 음악,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화 접근성을 끌어올렸고, 넓은들미래교육센터는 청소년 대상 미래핵심기술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로써 양천구는 목동·신정·신월 3개 권역 모두에 미래교육 거점을 갖추게 됐다.

 

주거환경 개선도 본궤도에 올랐다. 신월시영아파트는 3149세대 규모의 대단지 재건축을 앞두고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됐고, 신월1·3동 모아타운, 신월5동과 신월7동 일대 공공재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양천구는 초기 갈등과 분쟁을 줄이기 위해 구청장 직속 도시발전추진단을 신설해 현장 중심의 컨설팅과 교육을 병행해 왔다.

 

대형 인프라 사업 역시 가시화 단계다. 서부트럭터미널은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재편되며 기공식을 앞두고 있고, 공공기여 공간에는 수영장과 실내체육시설을 갖춘 신정체육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신월동 최초의 지하철역이 들어서는 대장홍대선은 국토부 실시계획 승인으로 착공을 앞두며, 신월동의 교통 지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과 보건 인프라도 뒤따랐다. 노후 동주민센터는 복합청사로 재건축되고 있으며, 보건소 별관 개관으로 만성질환 관리와 재활치료 등 필수 공공의료 서비스가 생활권 가까이 배치됐다. 주차장 확충과 보행환경 개선, 지양숲공원 조성 등 생활밀착형 사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여가와 문화 역시 변화의 한 축이다. 항공소음을 음악으로 전환한 ‘양천 락(樂) 페스티벌’은 신월동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로 성장했고, 서서울호수공원 물놀이장과 걷고 싶은 거리 조성은 가족 단위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신월동 변화는 단순한 지역 개발이 아니라, 도시 불균형을 바로잡는 과정”이라며 “주민의 일상이 실제로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는 정책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은 양천을 완성해 가겠다”고 밝혔다.

 

 

신월동의 변화는 이제 시작 단계다. 그러나 공항소음 보상, 정비사업 가속,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 교통 혁신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궤도에 올라섰다. 멈춰 있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변화는 수치가 아닌 생활의 체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