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난청과 우울증, 사회적 고립 – 침묵 속으로 사라지는 마음들

 

난청과 우울증, 사회적 고립 – 침묵 속으로 사라지는 마음들 | 코리안투데이

난청과 우울증, 사회적 고립 – 침묵 속으로 사라지는 마음들

📅 2025년 8월 ✍️ 지승주 센터장 ⏱️ 11분 읽기

“할머니가 요즘 말도 없고 우울해하세요. 대화를 걸어도 제대로 못 들으시니까 점점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가고 있어요.” 지난주 진료실에서 만난 한 보호자의 말입니다. 난청은 단순히 ‘안 들리는’ 문제를 넘어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드는 침묵의 질병입니다. 2023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독거노인의 우울증상은 16.1%로 노인부부(7.8%)의 2배에 달합니다. 오늘은 난청이 어떻게 우울증과 사회적 고립의 악순환을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이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충격적인 현실: 독거노인의 정신건강 위기

2023년 노인실태조사 핵심 지표

16.1%
독거노인 우울증상
(vs 노인부부 7.8%)
73.9%
생활상 어려움
(vs 노인부부 48.1%)
34.2%
건강하다 응답
(vs 노인부부 48.6%)

이 수치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독거노인 10명 중 약 2명이 우울증상을 겪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난청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난청은 이러한 정신건강 위기의 숨겨진 주범 중 하나입니다.

난청에서 우울증까지: 3단계 악순환의 고리

1단계: 의사소통의 벽

🗣️ 소통 단절의 시작

  • 대화 회피: “뭐라고?” “다시 말해줘”라는 말이 부담스러워 대화를 피하게 됨
  • 추측 대화: 제대로 듣지 못해 짐작으로 대답하다가 오해 발생
  • 집단 활동 기피: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대화 따라가기 어려워 참석 거부
  • 전화 통화 어려움: 가족, 친구와의 연락이 점점 줄어들게 됨

 [코리안투데이] 가족 모임에서 소외되는 난청 노인  © 지승주 기자

 

2단계: 사회적 고립의 심화

🏠 고립의 늪

사회활동 축소

종교활동, 동호회, 경로당 등 참여 중단

외출 기피

마트, 병원 등 필수 외출도 최소화

관계 단절

친구, 이웃과의 접촉 급격히 감소

자존감 저하

“짐이 된다”는 생각으로 도움 요청 거부

2024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도는 2019년 27.7%에서 2023년 33.0%로 증가했습니다. 난청 노인의 경우 이 비율이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3단계: 우울증의 발현

💙 마음의 병

증상 영역 구체적 증상
정서적 증상 지속적인 슬픔, 무기력감, 절망감
인지적 증상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부정적 사고
신체적 증상 수면장애, 식욕부진, 만성 피로
행동적 증상 활동량 급격한 감소, 자기 관리 소홀

“난청 노인의 우울증은 ‘이중 고통’입니다. 들리지 않는 물리적 고통과 소통하지 못하는 정신적 고통이 함께 찾아옵니다. 하지만 적절한 청각 재활과 사회적 지지가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 대한노인정신의학회 관계자

과학적 근거: 난청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

국제 연구 결과들

🔬 주요 연구 결과

  •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 (2014): 난청 노인의 우울증 발병률이 정상 청력자 대비 2.4배 높음
  • 하버드 보건대학원 연구 (2019): 보청기 착용 후 우울 점수가 평균 42% 개선
  • 영국 노인 코호트 연구 (2021): 사회적 고립과 난청이 동반될 때 우울증 위험 3.2배 증가
  • 일본 종단연구 (2023): 난청 진행 속도와 우울증 심화 정도 간 양의 상관관계

국내 현황과 특수성

우리나라의 경우 효 문화와 체면 중시 문화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자식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 난청이나 우울증을 숨기는 경우가 많고, “나이 들면 당연한 것”이라며 방치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 한국 특성 분석

68%
난청 인지하지만 치료 미받음
45%
우울증상 있어도 상담 거부
33%
사회적 고립감 경험

  [코리안투데이] 난청-우울증-고립 악순환 다이어그램 © 지승주 기자

 

악순환을 끊는 방법: 통합적 접근법

1. 청각 재활: 소통의 문을 다시 열기

🔧 단계별 청각 재활

  1. 정확한 진단: 청력검사, 어음검사, 심리 평가 통합 실시
    • 단순 난청인지 우울증 동반인지 구분
    • 보청기 외 추가 지원 필요성 평가
  2. 보청기 적응 훈련: 점진적 착용 시간 증가
    • 첫 주: 하루 2-3시간 → 둘째 주: 4-6시간
    • 조용한 환경에서 시작해 점차 복잡한 환경으로
  3. 청능 훈련: 소리 구분 능력 향상
    • 음성 인식 훈련 프로그램 참여
    • 가족과 함께하는 대화 연습

2. 정신건강 관리: 마음의 상처 치유하기

💝 정신건강 지원 체계

전문상담

정신건강복지센터, 심리상담사와 개별 상담

약물치료

필요시 항우울제 등 전문의 처방

집단 프로그램

난청 노인 모임, 자조 그룹 참여

생활 리듬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수면

3.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 구축

🤝 네트워크 복원 전략

지지체계 구체적 방법 효과
가족 지지 정기 방문, 화상통화, 함께 병원 동행 안정감, 소속감 증진
전문가 지지 청능사, 상담사, 사회복지사 팀 접근 전문적 도움, 신뢰감
동료 지지 난청인 모임, 경로당 활동 참여 공감, 상호 지지
지역사회 지지 복지관, 자원봉사자 연계 사회 참여, 역할 부여

가족을 위한 실천 가이드

우울한 난청 어르신과 대화하는 법

💬 소통 개선 7단계

1. 환경 조성

• 조용한 곳에서 대화
• 충분한 조명 확보
• TV, 라디오 끄기

2. 시각적 소통

• 정면에서 얼굴 보며 대화
• 입모양을 크고 천천히
• 표정, 몸짓 활용

3. 음성 조절

• 크지만 자연스러운 목소리
• 천천히, 또박또박
• 중요한 내용은 반복

4. 인내심 갖기

•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기
• 짜증내지 않기
• 격려와 칭찬하기

위험 신호 조기 발견

⚠️ 즉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경우

•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감
• 식욕 급격한 변화
• 수면 패턴 심각한 변화
• 죽음에 대한 언급 증가
• 개인위생 관리 포기
• 평소 즐기던 활동 완전 중단

 [코리안투데이] 가족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  © 지승주 기자

 

사회적 지원 체계 활용하기

정부 지원 프로그램

🏛️ 주요 지원 제도

  • 보청기 급여 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해 최대 131만원 지원 (5년 1회)
  •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독거노인 안전확인, 생활교육, 사회참여 지원
  • 정신건강복지센터: 우울증 상담, 치료 연계, 집단 프로그램 운영
  • 경로당 활성화 사업: 프로그램 지원, 시설 개선, 전문인력 배치
  • 노인일자리 사업: 사회참여 기회 제공, 소득 보장

민간 자원 활용

🤲 지역사회 자원

종교기관

교회, 절, 성당 등의 노인 프로그램

자원봉사

대학생, 직장인 멘토링

동호회

취미 활동, 운동 모임

성공 사례: 희망의 메시지

📝 실제 사례: 김○○님 (78세, 여성)

Before: 고도 난청으로 3년간 집에만 있으면서 심한 우울증 겪음. 자녀들과 대화 단절, 식욕 없고 잠들기 어려움.

After: 보청기 착용 + 정신건강 상담 + 경로당 프로그램 참여. 6개월 후 우울 점수 70% 개선, 현재는 경로당 반장 역할 수행하며 활기찬 생활.

“처음엔 보청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친구예요. 다시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마세요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전화
1588-9191
청각장애인 상담
1577-5520

마무리하며: 다시 열린 마음의 문

난청으로 시작된 침묵이 우울증과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닙니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이미 시작되었다 해도 되돌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개입,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한 관심과 인내심입니다.

보청기 하나가 단순히 소리를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닫혔던 마음의 문을 다시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둠 속에 있던 어르신에게 다시 세상과 소통할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편측성 난청의 특징과 어려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쪽 귀만 안 들리는 특수한 상황에서 겪는 고충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들을 함께 살펴보시죠.

 [코리안투데이] 연대와 지지를 상징하는 손들  © 지승주 기자

 

지승주 센터장

스타키 보청기 종로센터 센터장
15년 경력의 의학 전문 칼럼니스트
난청 재활 및 보청기 fitting 전문가

코리안투데이 건강칼럼 | 소리의 재발견 – 난청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청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시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나 청각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이 있으시면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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