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전문가 키운다더니? 국비로 배우는 ‘한옥 마스터’ 시대 열렸다

 

한옥이 더 이상 박물관이나 고택마을에만 있는 유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한옥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한옥이 일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한옥의 대중화와 산업화를 위해 설계와 시공관리자 전문교육을 국비로 지원하고, 오는 6월 2일부터 새로운 교육생을 모집한다. 정규 교육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한옥 설계·시공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길러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사업은 교육비 전액 무료에 실습비만 자부담(3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옥에 관심 있는 건축 관련 종사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교육기관은 명지대와 전북대 2곳으로, 설계와 시공 두 분야로 나뉘어 주말반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건축사, 건축 전공자, 한옥 교육 수료자 등 건축 실무 경력자 중심의 맞춤 교육으로 실효성을 높였다.

 

 [코리안투데이] 한국 설계 시공 관리자 양성교육 포스터 © 송현주 기자

전북대는 설계와 시공관리자 과정을 모두 운영하며, 명지대는 설계 교육을 맡았다. 설계과정은 2.5개월(총 80시간), 시공관리자는 5개월(160시간)의 집중형 커리큘럼으로 구성된다. 수료생들은 전시회 참여와 작품집 발간, 국토부 장관상 수여 기회까지 제공받아 실무 경험을 탄탄히 쌓을 수 있다. 특히 내진설계 등 R&D 기술도 함께 습득할 수 있어 현대적 한옥 설계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 사례도 눈길을 끈다. 한 건축사무소에 근무하던 ㄱ씨는 교육 수료 후 한옥 구조로 도서관을 설계해 공모에 당선됐고, 현재는 강사로도 활약 중이다. 또 다른 수료생 ㄴ씨는 대목수 과정을 수강한 뒤 6개월간 시공관리자 과정을 이수하고, 지금은 한옥 숙박시설과 카페 건축현장에서 적산과 물량 산출을 담당하고 있다. 그만큼 실무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분명한 셈이다.

 

정부는 2011년부터 해당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1,48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한옥 공사 수주, 설계 공모 당선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점차 한옥 시장의 전문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옥 경관은 지역 고유의 도시건축디자인과 어우러져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핵심 요소”라며, “한옥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이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젊은 층의 관심이다. 전북대 한옥건축사업단에 따르면 최근 청년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이 한옥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한옥에 대한 로망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교육 수요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옥의 대중화는 물론, 세계화까지 내다보고 있다. 고즈넉한 멋과 현대적 기능이 공존하는 ‘생활 속 한옥’ 시대를 열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전문가 양성을 위한 이 같은 노력이 지속된다면, 한옥은 더 이상 전통의 상징에 머물지 않고 도시 속 라이프스타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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