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이 거대한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세계적인 디자인 플랫폼 디자인마이애미(Design Miami)가 아시아 첫 전시를 서울에서 열며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라는 이름으로, 9월 14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간수문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서울디자인재단과 디자인마이애미가 협력해 기획한 이번 전시는 한국 디자인 생태계의 다양성과 세계적 위상을 집중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코리안투데이] 창작의 빛 : 한국을 비추다 전시 포스터 © 변아롱 기자 |
디자인마이애미는 2005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작해 바젤, 파리, 상하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국제 디자인 페어다. 갤러리, 브랜드, 디자이너, 컬렉터가 모여 예술성과 희소성을 갖춘 콜렉터블 디자인(Collectible Design)을 선보인다. 이번 서울 전시는 ‘디자인마이애미 인 시추(In Situ)’ 프로그램의 첫 아시아 개최로, 지역 디자인 커뮤니티를 기념하고 육성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서울이 첫 무대가 됐다는 점은 한국 디자인의 성장 가능성을 국제적으로 공식 인정받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전시에는 해외 갤러리 12곳, 국내 갤러리 4곳, 총 16개 갤러리와 작가 스튜디오, 국가유산진흥원 등 38개 기관이 참여했다. 71명의 디자이너가 출품한 17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전통 공예의 섬세함부터 첨단 소재 실험까지 한국 디자인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한국 디자이너들이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장해가는 현재진행형의 흐름을 상징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어 ‘조명(照明, jo-myeong)’에서 영감을 얻어 ‘빛’을 매개로 한국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비추는 구성을 취했다. 가구, 조명, 공예품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한국 디자인의 독창성과 세계적 경쟁력을 동시에 드러낸다. 전통의 기법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작품들은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한국만의 창의성을 재확인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된다. 문의는 DDP 대표전화(02-2153-0000)를 통해 가능하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DDP 곳곳에서는 다양한 연계 행사가 함께 열린다. ‘디자인&아트’는 프랑스 키네틱 아티스트 뱅상 르로이, 호주의 인터랙티브 아트 스튜디오 이너스 등이 참여한 설치 작품으로 야외 공간을 가득 채운다. 지난해 18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이 전시는 올해도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8월 28일부터 시작된 ‘서울라이트 DDP 2025 가을’은 ‘EVERFLOW: 움직이는 장(場)’을 주제로 DDP 222m 외벽 전체를 활용한 미디어파사드와 빛의 향연을 선보인다. 미래로 다리 하부 공간에서는 레이저를 활용한 설치작품이 더해져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서울이 이번 전시 개최지로 선택된 배경에는 K-컬처의 세계적 인기와 한국 디자인의 성장세가 있다. 전통 공예의 미학, 현대 산업디자인의 혁신, 젊은 세대 디자이너들의 실험정신까지 결합한 한국 디자인은 국제 디자인계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디자인마이애미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디자이너들이 세계 디자인 맵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이번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DDP를 글로벌 디자인 허브로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다. 디자인마이애미의 아시아 첫 개최지로서, 서울은 앞으로도 세계적 디자인 전시와 협업을 이어가며 국제 문화예술 도시로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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