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년이 도시를 움직인다”…양천구, 2026 노인일자리사업 설명회로 ‘활력 있는 고령사회’ 설계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노인일자리’는 더 이상 단순한 소득 보전 정책에 머물지 않는다. 일은 노년의 삶의 질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이자, 지역사회를 유지하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양천구가 어르신의 사회참여와 자립을 확대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양천구는 오는 12월 2일 해누리타운에서 ‘2026 노인일자리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년도 일자리 정책 방향과 참여 방법을 구민들에게 공개한다.

 

[코리안투데이] 2026년 노인 일자리 설명회 안내 포스터(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이번 설명회는 양천시니어클럽이 주관하고 관내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 10개소가 공동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약 1,000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노인일자리에 관심 있는 60세 이상 양천구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 신청뿐 아니라 행사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단순한 사업 안내를 넘어, 한 해 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실제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자리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행사는 두 개의 축으로 나뉜다. 1부는 ‘2025년 성과공유회’로, 올 한 해 양천구 노인일자리 사업의 운영 결과와 사회적 성과를 돌아본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역할을 수행해 온 우수 참여자 16명에 대한 표창도 함께 진행된다. 표창 대상자 중에는 지하철 역사에서 활동하는 시니어승강기안전단으로 근무하며, 승강장 틈 사이로 떨어진 시민의 휴대전화를 찾아주는 데 기여한 오태길 씨(76세)도 포함돼 있다. 이는 노인일자리가 단순 노동을 넘어 시민 안전과 공공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부는 ‘2026년 노인일자리사업 설명회’로, 내년도 사업 방향과 세부 참여 절차가 안내된다. 설명회는 어르신들의 안전과 원활한 동선 관리를 고려해 40분씩 총 3회차로 나뉘어 운영되며, 회차당 300명씩 참여한다. 각 회차에서는 일자리 유형별 특징, 근무 방식, 신청 방법, 유의사항 등이 체계적으로 설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참여 희망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에 맞는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행사장 로비에서는 설명회와 함께 다양한 부대행사도 운영된다. 수행기관별 일자리 상담 부스를 통해 개별 맞춤 상담이 이뤄지고, 노인일자리 참여로 생산된 제품의 전시·판매도 진행된다. 이 밖에도 증명사진 촬영과 건강상담 프로그램이 마련돼, 실제 구직 과정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이 함께 제공된다. 설명회가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눈에 띈다.

 

양천구의 노인일자리 정책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확대돼 왔다. 올해만 해도 경로당 중식도우미, 디지털 안내사(키오스크 도우미), 공공자전거 따릉이 관리 등 지역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일자리 3,500여 개가 운영됐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을 돕는 역할이나 생활 인프라 유지 관리 분야에서 어르신들의 경험과 책임감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참여자들의 체감도 역시 높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관리 업무에 참여 중인 한 어르신은, 자신이 관리한 자전거를 이용하는 청년에게 감사 인사를 받았던 순간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일상에 직접 도움이 된다는 감각이 노년의 자존감과 삶의 활력을 되살린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경험은 노인일자리가 개인의 소득 보전을 넘어 사회적 연결망을 회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천구는 내년도 노인일자리 사업에서도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고도화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반복 업무 위주의 일자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서비스와 공공 안전, 디지털 지원 등 사회적 가치가 높은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2026년 사업 참여자 모집은 12월 중 진행될 예정이며, 이번 설명회는 그 시작을 알리는 공식 무대가 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노인일자리 사업이 어르신들에게는 경제적 안정과 삶의 목적을, 지역사회에는 지속 가능한 운영 기반을 제공하는 핵심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설명회를 계기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사회와 나누며, 활기차고 생산적인 노후를 설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노년의 일’은 선택이 아닌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양천구의 이번 설명회는 노인일자리를 복지의 대상이 아닌, 지역을 함께 움직이는 주체로 바라보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일하는 즐거움이 개인의 활력을 넘어 도시의 경쟁력이 되는 순간, 고령사회에 대한 해법 역시 보다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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