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향교 기로연이 지난 23일 명륜동에서 개최되며 고령화 시대에 잊혀가는 경로효친 사상을 되살렸다. 기로연은 조선 태조가 70세 이상 퇴직 문신을 초대해 예우하던 전통 연회로, 600년 가까이 이어진 어르신 공경 문화의 상징이다. 원주향교는 이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매년 봄과 가을 지역 어르신을 모시고 있으며, 올해도 90세 전후 덕망 높은 어르신들을 주빈으로 초대했다.
원용묵 전교와 원강수 시장, 조용기 시의장이 주인이 되어 장수주를 헌작하고 어르신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했다. 행사에는 지역 주민과 유림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세대 간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 [코리안투데이] 원주향교 기로연, 600년 전통으로 90세 어르신 모시고 경로효친 실천 © 이선영 기자 |
조선시대 기로소는 단순한 사교 모임이 아니었다. 국가가 공식적으로 운영한 기관으로, 70세 이상 고위 관직 출신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예우를 제공했다. 왕이 직접 참석해 연회를 주관하고, 어르신들의 지혜를 국정에 반영하기도 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기로소 연구에 따르면, 기로연은 세대 간 존경과 사회적 통합을 상징하는 핵심 의례였다.
원주향교는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가치를 더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어르신이 단순히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공동체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원용묵 전교는 “어르신들의 삶 자체가 역사이자 교육“이라며 “미풍양속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 [코리안투데이] 원주향교 기로연 현장 © 이선영 기자 |
이번 원주향교 기로연에는 지역사회에 공헌한 90세 전후 어르신들이 주빈으로 모셨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축사에서 “오늘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하신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며 “어르신들의 헌신 덕분에 원주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행사는 전통 예법에 따라 진행됐다. 장수주 헌작 후 어르신들과 참석자들이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눴고, 젊은 세대는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경청했다. 한 참석자는 “어르신들의 지혜로운 말씀이 삶의 방향을 되돌아보게 했다“며 “이런 행사가 더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용기 시의장은 “원주향교 기로연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를 실천하는 자리“라며 “시의회 차원에서도 전통 문화 계승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주향교는 기로연을 통해 경로효친 사상을 단순히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청소년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전통 의례 체험과 어르신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세대 간 소통의 장을 넓힐 예정이다. 원용묵 전교는 “전통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풍요롭게 하는 자산“이라며 “원주향교가 지역사회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로연은 연 2회 개최되며, 어르신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도 원주향교는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령화 시대에 어르신 공경 문화가 사회 통합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원주향교 기로연이 증명하고 있다.
[ 이선영 기자: wonju@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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