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숨은 ‘핵심 카드’…대두가 세계 경제 패러다임 흔들다

미·중 무역전쟁의 숨은 ‘핵심 카드’…대두가 세계 경제 패러다임 흔들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가장 작지만 강력한 카드로 꼽힌 것은 군사력도, 반도체도 아닌대두()’였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대두는 단순한 작물이 아니라 중국의 변화하는 식량안보 전략을 시험하는 시금석이자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코리안 투데이]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대두 경작지에서 추수한 대두. AP=연합뉴스  © 두정희 기자

SCMP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대두 수입 규모는 1t으로, 전 세계 대두 교역량의 60%를 차지한다. 대두는 식용유와 가축 사료 생산에 필수 원료로 사용되며, 이 때문에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 역시 중국이다. 미국은 지난해 2700t의 대두를 중국에 수출했으며 이는 미국 전체 대두 수출량의 45%에 달한다. 그러나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은 미국의 고율관세 조치에 맞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고, 이후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야 다시 수입을 재개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의 최대 소비국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WTO 가입이 있다. 중국은 2001 12 WTO 가입 과정에서 체결한 미·중 농업협력협정과 가입 의정서에 따라 농산물 관세를 평균 17%로 낮추고, 대두 관세는 3%까지 인하했다. ··옥수수 등 주식 곡물의 자급은 유지하되 당시 수확량이 낮던 대두 시장을 개방하는 전략이었다. 동시에 생활 수준 향상과 육류 소비 증가로 사료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두 수입은 급격히 확대됐다. 식물성 기름인 대두유 소비도 저가 경쟁력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본격화된 무역 갈등은 중국의 식량안보 전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중웨이 중국 농업과학원 연구원은 SCMP미국이 대두를 무기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중국이 깨달았다이제 대두는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중국의 협상 무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중국은 대규모 대두 재배 확대와 고효율 품종 개발에 착수했다. 국가통계국(NBS)은 중국의 대두 생산량이 2018 1600t에서 지난해 2065t으로 29%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자국 생산량은 전체 수입량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모든 대두를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주식 곡물 재배 면적을 잠식해 식량 안전을 오히려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중국은 공급 다변화 전략도 가속하고 있다. 주요 수입처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적극 활용하면서 의존도 분산을 꾀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지난 9월 한 달간 중국의 브라질산 대두 수입 비중은 85.5%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지정학적 위험 관리 차원에서 농산물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대두는 더 이상 단순한 작물이 아니다. ·중 무역 전쟁의 갈등 속에서식량이 전략자산으로 부상하고 있고, 농업이 양국의 경제적·외교적 셈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농산물 수입국과 가장 큰 농산물 수출국 간의 역학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 대두는 그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