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는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공원화 사업이 행정안전부 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선정을 통해 오랜 기간 도심 속 단절 공간으로 남아 있던 캠프마켓 부지의 공원화가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시는 그간 대시민토론회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기후환경, 역사문화, 도시 상징성을 반영한 공원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신촌문화공원(약 44만㎡) 조성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신청해 대상 사업 지위를 확보했다.
![]() [코리안투데이] 인천 부평미군기지, 시민 품으로 돌아온 80년…‘신촌문화공원’ 조성 타당성조사 대상 선정 © 임서진 기자 |
캠프마켓은 일제강점기 일본육군 조병창이 자리했던 곳으로, 전쟁 군수물자 생산 기지로 활용되며 지역 근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다. 1986년 공원 부지로 결정되었으나, 미군이 주둔하며 장기간 일반 시민의 접근이 제한되었다. 이로 인해 부평 원도심 내부에 거대한 단절 공간이 형성됐고, 생활권을 가르는 심리적·물리적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부대 이전이 확정된 후 단계적 반환이 진행되어 2019년 12월 A·B구역, 2023년 12월 D구역이 순차적으로 반환되면서 마침내 약 80년 만에 부지가 온전히 시민에게 돌아왔다.
인천시는 반환 부지를 단순 녹지화에 그치지 않고, 도시 재생의 거점이자 역사·환경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스터플랜에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 회복력 강화, 조병창과 주둔기지를 거친 터의 역사성 보존·전승, 시민 일상과 연결되는 열린 공원 네트워크 조성이 핵심 가치로 담겼다. 특히 신촌문화공원이라는 명칭에는 지역 고유의 지명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살려, 시민의 문화 향유와 휴식이 공존하는 상징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번에 행정안전부 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됨에 따라, 사업은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절차를 밟게 된다. 타당성 조사는 2025년 9월 업무 약정 체결 이후 약 7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조사에서는 사업의 필요성과 정책 적합성, 경제성(비용-편익 분석), 재무성, 지역균형 및 환경·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이어 2026년에는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단계별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조성비는 약 3,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으로, 재정 투자 규모와 집행의 효율성, 민관협력 가능성 등도 함께 검토될 예정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명확히 제시됐다. 우선 부영공원 부지에 대한 사용 협의가 필요하며, 2023년 반환된 D구역의 토양오염 정화 절차가 남아 있다. 토양 정화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환경 당국의 기준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되며, 단계별 공원 조성 일정과 연동해 시민 안전과 이용 편의를 균형 있게 고려할 계획이다. 시는 타당성조사가 신속한 사업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해, 잔여 행정 절차와 환경 정화, 설계·공사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예측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촌문화공원 조성의 비전은 세 갈래로 요약된다. 첫째, 생태축 복원과 기후 대응이다. 도심 속 대규모 녹지축을 조성해 열섬 완화, 생물다양성 증진, 빗물 순환 개선 등 도시 환경의 회복력을 높인다. 둘째, 역사 기억의 보존과 재해석이다. 조병창과 미군기지 시기의 상징적 공간과 유구를 기록·전시·교육 프로그램으로 연결해 시민이 장소의 기억을 체험적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셋째, 일상 속 문화·여가 플랫폼 구축이다. 산책로, 시민정원, 야외문화마당, 가족 놀이 공간 등 다양한 이용 수요를 반영해 세대 통합형 공원으로 설계한다.
시는 공원 조성 전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의 대시민토론회를 발전시켜, 설계 단계의 의견 수렴, 활용 아이디어 공모, 주민참여 예산 연계 등을 통해 생활권 요구를 구체화한다. 아울러 인근 상권·교육기관·문화단체와 협력해 지역과 공원이 상생하는 운영 모델도 마련한다. 반환지의 역사성과 환경성을 균형 있게 보전하기 위해, 필지 단위의 정밀 조사와 단계별 개장 전략을 병행하고, 시민 안전을 위해 임시 개방 구역의 이용 수칙과 안내 체계도 강화한다.
재정 운영 측면에서는 장기적 유지관리 계획이 중요하다. 조성 이후 관리·운영 비용, 프로그램 운영 인력, 시설물 생애주기 관리 등이 초기 설계에 반영된다. 공원 내 저영향개발(LID) 기법 도입과 내구성 높은 친환경 자재 사용, 스마트 유지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관리 비용을 합리화하고, 시민 자원봉사와 민간 파트너십을 연계한 커뮤니티 케어 모델도 검토한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캠프마켓 신촌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도심 속 대형 녹지축을 조성하고, 도시 공간을 새롭게 재창조하여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있는 사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타당성 조사와 중앙투자심사 준비를 체계화하고, 관련 중앙부처·유관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해 사업 추진의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캠프마켓 부지는 반환 이후 일부 구역의 제한적 개방과 문화행사 시범 운영을 통해 시민 접근성을 단계적으로 넓혀 왔다. 이번 타당성조사 대상 선정은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장소의 기억을 품은 대형 공공공간이 시민 삶의 품질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도시 자산으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원이 완성되면 부평 일대의 보행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미세먼지 저감과 녹지 접근성 개선,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공공편익이 실질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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