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도시가 함께 어우러지는 칭다오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공존하며 독특한 매력을 드러낸다.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유럽 해안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붉은 지붕의 근대 건축이 하늘과 맞닿아 선명하게 솟아 있다. 골목을 돌 때마다 시선이 유럽과 아시아의 시간 사이를 오가는 듯하며, 여러 시대의 풍경이 겹쳐진 도시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 [코리안 투데이] 소어산공원의 전망대 풍경 출처-중앙일보 © 두정희 기자 |
칭다오 구시가지의 중심에는 독일 조계지 시절 조성된 중산로가 있다. 석조건물의 유럽풍 외관과 한자가 쓰인 간판이 한 장면 안에서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이색적인 도시미학을 형성한다. 고딕·바로크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공존하는 건물들은 19세기 말~20세기 초 국제무대에 등장하던 칭다오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유럽 양식 은행 건물 옆에 전통 중국 상점이 자리한 풍경은 칭다오만의 개성 그 자체다.
중산로 일대는 건축미뿐 아니라 풍성한 먹거리와 문화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칭다오 맥주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메이다얼(美迖爾)’은 한국인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에게도 인기다. 골목을 조금 더 들어가면 ‘양꼬치 거리’로 불리는 피차이위안이 등장하며, 숯불 향 가득한 꼬치구이와 전통 가옥을 개조한 상점들이 칭다오의 생활문화 감성을 그대로 실어낸다. 최근에는 감각적인 카페, 레스토랑, 칭다오 맥주 테마 탭 숍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구시가지 산책 자체가 하나의 여행 코스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칭다오의 풍경이 독특한 이유는 역사 속 변곡점과 깊이 맞닿아 있다. 1897년 독일 제국이 칭다오를 점령해 조차지를 설치한 뒤 항만과 철도, 행정시설뿐 아니라 교회·주택까지 유럽식으로 건설되면서 도시가 변모했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 후 일본이 칭다오를 점령하며 또 다른 문화가 유입돼, 도시에는 다층적 건축 유산이 남게 됐다.
구시가지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은 단연 성미카엘 성당이다. 1934년 독일 신부가 설계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쌍둥이 첨탑은 칭다오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을 가득 머금으며 연출하는 장엄한 분위기는 종교적 공간을 넘어 칭다오의 근대사와 식민지 시기를 동시에 상기시킨다.
![]() [코리안 투데이] 중산로와 성미카엘 성당 출처-중앙일보 © 두정희 기자 |
붉은 지붕의 도시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명소는 신호산공원이다. 정상의 원형 전망대는 360도 회전하며 도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바다가 붉은 지붕과 이어지는 장면은 포스터처럼 완벽한 ‘칭다오를 대표하는 풍경’이다.
더 유명한 전망 명소는 소어산공원이다. 낮은 언덕에 가까운 이곳은 정상까지 오르기 쉬워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청나라 말기와 독일 점령기에 군사 요충지였던 소어산에는 현재 작은 전시관과 전망대가 자리해 있으며, 바다와 구시가지가 한눈에 담겨 여행자에게 잊기 힘든 장면을 선물한다.
칭다오의 붉은 지붕과 유럽풍 건축은 단순한 장식적 배경이 아니다. 동서양의 역사가 교차하며 남긴 흔적이자, 오늘날 도시가 품은 정체성을 대변하는 상징 요소다. 신시가지의 마천루가 미래를 품고 있다면, 구시가지의 근대 건축은 도시의 기억을 비춘다. 칭다오가 왜 ‘아시아 속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지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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