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여중 AI 진로 프로그램, "정답 대신 나를 설명할 문장을 찾다"… 진로 교육의 새 지평

 

충남 공주여자중학교(이하 공주여중)의 교실이 인공지능(AI)과 함께하는 뜨거운 탐구의 열기로 가득 찼다. 건양대학교 RISE 사업단은 지난 12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공주여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AI와 함께 떠나는 진로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주여중 AI 진로 프로그램은 단순히 유망 직업 정보를 전달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해 학생 스스로 ‘나를 이해하는 경험’을 하도록 설계되어 교육 현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코리안투데이] 충남 공주여자중학교에서 AI 진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건양대 박종옥 교수와 흥미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발표하는 학생 © 임승탁 기자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AI와 대화하며 자신의 흥미와 강점을 구체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자기주도적 진로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무엇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 대신, “평소에 어떤 행동을 할 때 가장 즐겁니?”, “친구들이 너에게 주로 부탁하는 것은 무엇이니?”와 같은 심층적인 질문을 AI와 주고받으며 학생들은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건양대 RISE 사업단 관계자는 “진로는 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며 이번 교육 혁신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한 학생은 AI와의 심층 질의응답을 통해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목표가 아닌,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콘텐츠 디자이너’라는 구체적인 비전을 수립했다. 또한,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말하던 학생도 일상적인 습관을 AI로 분석하고 팀원들의 피드백을 더해 ‘갈등을 중재하고 핵심을 정리하는 소통 능력’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AI를 통한 자기 객관화와 팀 활동 결합… 막연한 꿈을 구체적인 미래 계획으로

공주여중 AI 진로 프로그램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AI를 ‘답을 주는 기계’가 아닌 ‘생각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AI가 제시한 답변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초안 삼아 자신의 경험을 덧입히고 팀원들과의 토론을 통해 내용을 다듬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AI 문장이 가진 한계를 깨닫고,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완성하며 발표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이러한 변화는 교실 내 소통 방식의 혁신으로도 이어졌다. 교사나 성인에게 직접 의견을 말하기 부담스러워하던 학생들이 AI와의 대화를 통해 먼저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친구들과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 것이다. 팀 활동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찾아주는 과정은 진로 탐색을 ‘막연한 꿈’에서 ‘현실 가능한 계획’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진로 수업은 원래 조용히 듣는 시간인 줄 알았는데, 내가 계속 질문하고 친구들과 토의하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건양대학교 RISE 사업단은 이번 공주여중에서의 성공적인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학교 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진로 교육 모듈을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사업단 지원을 받아 행사를 기획, 운영한 건양대 박종옥 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를 설명하는 문장을 만들고, 이를 실행 계획으로 바꾸는 경험은 미래 역량을 키우는 데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특색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공주여중 AI 진로 프로그램과 같은 혁신적인 교육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 대학과 중학교가 협력하여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임승탁 기자: daej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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