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우리는 3월 1일, 3.1절을 맞이한다.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외쳤던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그날의 정신은 단순한 저항이 아니었다. 그것은 모든 이들이 차별 없이, 자유와 평화 속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염원이었다. 그렇기에 3.1절은 단순한 역사적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몇몇 행사에서 그 정신이 왜곡되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이 보여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 [코리안투데이] 삼일절 106주년 기념행사 © 임승탁 기자 |
이번에 참석한 3.1절 행사에서는 많은 젊은이들과 학생들이 참여하여 독립운동가들의 뜻을 기리고, 역사의 계승을 실천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한 인사가 느닷없이 현 정권의 탄핵을 주장하며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독립을 향한 민족의 일치된 외침은 사라지고, 한쪽을 향한 비난과 갈등이 행사장을 채웠다. 과연 3.1절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한 날인가? 우리는 이 날을 무엇을 위해 기념해야 하는가?
3.1절 정신의 핵심 중 하나는 “통합과 평화”다. 1919년의 대한독립선언서는 단순한 무력 투쟁이 아니라, 평화적 방법으로 독립을 쟁취하고자 했던 민족의 의지를 담고 있었다. 일본의 총칼에 맞서 싸웠지만, 우리는 결코 복수나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대신, 한민족이 하나로 뭉쳐 평화적으로 독립을 쟁취하려 했던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다.
독립선언서에서도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이 시키는 대로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결코 오랜 원한과 한순간의 감정으로 샘이 나서 남을 쫓아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단지, 낡은 생각과 낡은 세력에 사로잡힌 일본 정치인들이 공명심으로 희생시킨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아, 자연스럽고 올바른 세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이 선언에서 알 수 있듯이, 3.1운동은 단순한 감정적 분노나 보복이 아닌 우리 자신을 올바르게 세우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내부적으로는 이념과 정파의 갈등이 깊어지고, 국제적으로는 세계가 분열과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3.1절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해야 한다. 3.1절의 함성은 국민을 갈라놓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 손을 잡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자는 외침이어야 한다.
독립운동가들은 자신들의 이념이나 개인적인 이익을 앞세우지 않았다. 나라를 되찾고, 우리 모두가 함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그 정신을 계승하는 길은 특정한 집단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더 큰 하나가 되는 것이다. 3.1절의 기념행사는 과거를 기억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분열과 갈등은 나라를 쇠퇴하게 만든다. 우리가 3.1절을 기념하는 이유는 과거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서로를 적대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배운 통합과 평화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3월 1일, 우리는 다시 한 번 만세를 외친다. 하지만 그 외침이 대한민국을 갈라놓는 함성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하나 된 목소리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3.1절 정신을 올바로 계승하는 길이며, 우리가 진정 지켜야 할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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