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구하는 게 더 어렵다”…줄어든 채용시장, 더 깊어진 인력난

“사람 구하는 게 더 어렵다”…줄어든 채용시장, 더 깊어진 인력난

 

2025년 상반기 한국 노동시장의 현주소는 채용보다 미충원이 더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및 채용이 줄어들면서 미충원 인원도 감소했지만, 여전히 여러 산업군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제조업과 운수창고업에서는 구인 대비 채용 실적이 낮아 미충원율이 16.3%와 27.7%에 달했다.

 

2025년 1분기 구인 인원은 140만2천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1천 명 감소(-1.5%), 채용 인원은 129만4천 명으로 9천 명 줄었다(-0.7%). 이에 따라 미충원 인원도 10만8천 명으로 1만1천 명(-9.6%) 줄었지만, 이 자체가 고용 여건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충원의 절대적인 감소는 채용 자체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2만7천 명의 미충원 인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가장 큰 인력 공백을 드러냈다. 운수 및 창고업(1만5천 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만4천 명), 도소매업(1만1천 명) 등도 뒤를 이었다. 특히 운수 및 창고업의 미충원율은 27.7%로, 구인 4명 중 1명은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보통신업(17.3%)과 전문과학기술업(12.8%)도 높은 미충원율을 보였다.

 

직종별로는 경영·행정·사무직(1만8천 명), 운전·운송직(1만6천 명), 영업·판매직(1만 명), 보건·의료직(9천 명), 기계설치·정비·생산직(6천 명) 순으로 미충원이 많았다. 특히 운전·운송직의 미충원율은 24.6%로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이는 수요는 꾸준하지만 고강도 업무와 근로조건 등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리안투데이]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 ( 사진 출처 = 고용노동부 )© 송현주 기자

이번 조사에서는 미충원 사유에 대한 조사도 병행됐다. ‘경력을 갖춘 지원자 부족’이 전체 응답 중 25.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임금 및 근로조건 불일치’가 20.6%로 뒤를 이었다. 고용시장 내 인력 수요가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충족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또한 2025년 4월 1일 기준 인력 부족 인원은 46만9천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만2천 명 감소(-10.0%)했으며, 2~3분기 채용계획 인원도 47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만1천 명 감소(-9.7%)했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2.7%로, 대기업(1.6%) 대비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많은 사업체들은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채용비용 증액 또는 구인방법의 다양화’가 62.3%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고,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32.3%), ‘재직자의 연장근로 확대’(14.1%) 등도 주요 대응책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산업별·직종별로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다 정교한 직무 중심의 인력 양성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회복지·금융 등 일부 서비스 업종에서는 인력 수요가 소폭 증가했으나, 제조·건설·숙박음식 등 전통적인 인력 중심 산업에서는 인력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구직자는 원하는 조건의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기업은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운 이 노동시장의 간극은, 단순히 채용공고의 문제만이 아닌 구조적인 노동수급 미스매치를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정부와 민간의 협업을 통한 직무별 훈련 강화, 고용 유연화, 근로환경 개선이 병행되어야 이 구조적 딜레마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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