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다시 울리는 미디어아트의 울림, ISEA2025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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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가야

 

국제 미디어아트의 최대 축제인 ISEA2025가 오는 23일, 서울 전역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30회를 맞는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nternational Symposium on Electronic Art)은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실험하는 세계적 행사로, 한국에서는 이례적으로 5년 만에 다시 개최된다.

 

 [코리안투데이]  30회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 개막 포스터 및 전시작품 모습 © 아트센터 나비 제공

 

행사 조직위원장을 맡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이번 ISEA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 질문을 함께 던지는 자리”라고 밝히며, “닫힘을 거부하고 호기심으로 불확실함에 머무르며, 낯선 것과의 만남을 통해 창작의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예술의전당, 한강 수상 무대 등 서울 곳곳에서 펼쳐지는 이번 심포지엄은 학술대회와 페스티벌의 경계를 넘나드는 복합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행사 기간 동안 국내외 예술가들의 미디어 작품 118점이 소개되며, 400여 명의 창작자와 연구자가 모여 인공지능, 디지털 사운드, 포스트휴먼, 문화유산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한다.

 

특히 개막 퍼포먼스는 국내 최초로 한강 수상에서 진행되는 미디어아트 공연으로, 사일로랩의 작품 ‘윤슬’이 선보인다. 관객이 손을 맞잡으면 물 위에 빛이 퍼져나가는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연결될 때 탄생하는 새로운 생명을 상징한다. 전통 궁중음악 ‘수제천’을 전자음악으로 재해석한 ‘가재발’의 퍼포먼스도 더해져 고전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문다.

 

올해 ISEA의 주제는 『주역』의 문장에서 유래한 ‘동동: 창작자들의 우주(Creators’ Universe)’로, 동서양의 철학과 기술,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다시 사유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기조연설에는 뉴미디어 이론가 레브 마노비치, 예술과 과학을 아우르는 작가 김윤철, 서울대미술관장 심상용 교수가 나서 각각 인공지능, 트랜스매터링, 포스트휴먼의 감각을 탐구한다.

 

ISEA2025는 단순한 예술 행사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연계에도 방점을 둔다. 관악문화재단, 서초문화재단과 협력해 청년 예술가와 어린이의 작품을 해외 참가자들에게 소개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예술과 기술, 인간성과 기계성, 지역과 세계를 넘나드는 이번 행사는 미디어아트가 던질 수 있는 가장 현재적인 질문을 우리 사회에 건넨다. 관객은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존재를 넘어,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창조의 일부가 된다. 다시 말해, ‘정답이 아닌 질문’을 통해 또 하나의 시작을 맞이하는 셈이다.

 

   [임희석 기자 gwanak@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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