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안경 ‘쿼크 AI’를 출시하며 글로벌 스마트안경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디스플레이 기반 스마트안경을 선보인 미국 메타에 이어 알리바바가 가격과 배터리 지속 시간 등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 [코리안 투데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새로운 스마트안경 제품인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두정희 기자 |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27일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안경 ‘쿼크 AI’를 정식 공개했다. 모델은 ▲표준형 S1(3799위안, 약 79만원) ▲저가형 G1(1899위안, 약 39만원) 두 가지다. 메타의 ‘레이밴 디스플레이’가 799달러(약 117만원)부터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알리바바 제품이 확연한 가격 경쟁력을 지닌 셈이다.
쿼크 AI의 핵심은 고성능 듀얼 칩셋이다. 메타와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 AR1 프로세서에 중국 베스테크닉의 BES 2800 칩을 결합했다. 복잡한 기능은 퀄컴 칩이 처리하고 음악 재생 등 단순 작업은 BES 2800이 담당해 전력 소모를 줄이고 배터리 수명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AI 챗봇 ‘큐웬(Qwen)’ 탑재도 차별화 요소다. 안경을 쓴 상태로 외국어 메뉴판을 보면 실시간 번역이 이뤄지고, 회의나 강연 내용은 자동 요약된다. 가상 비서 기능을 통해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즉, 스마트폰을 켜지 않고도 AI 기능을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착용형 AI 단말기’로서의 성격이 뚜렷하다.
외형적·기능적 비교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요소도 있다. 메타 제품이 1회 충전 6시간 수준인 반면 쿼크 AI는 교체 가능한 여분 배터리를 기본 제공해 최대 24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메타의 원격 입력 장치 ‘뉴럴밴드(손가락 움직임으로 입력 가능)’는 지원하지 않는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스마트안경을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기기로 바라보고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협업해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이며, 아마존과 애플도 향후 1~2년 내 시장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이 텍스트·음성 입력을 거쳐야 AI 기능에 접근할 수 있는 반면, 스마트안경은 사용자의 시야를 카메라와 센서로 실시간 인식해 즉각 AI 기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범위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안경 출하량을 510만대로 추산했으며 내년에는 구글·샤오미 등 빅테크의 가세로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는 35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AI의 연결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안경이 차세대 개인형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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