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이 선언과 목표를 넘어 일상의 실천으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양천구가 생활 밀착형 탄소중립 정책의 대표 사례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한 ‘2025년 에코마일리지 사업 평가’에서 양천구가 6년 연속 최우수구에 선정되며, 행정의 지속성과 주민 참여가 결합된 기후정책의 성과를 수치로 입증했다.
![]() [코리안투데이] 에코 마일리지 가입 홍보활동 현장(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
양천구에 따르면 이번 평가 기간 동안 신규 에코마일리지 가입 건수는 총 5,400여 건에 달했다. 개인 회원 4,849명, 사업장·단체 537곳이 새롭게 참여했으며, 특히 참여 유도가 쉽지 않은 단체 회원 분야에서 목표 대비 100% 이상 초과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단순한 제도 홍보를 넘어 현장 중심의 전략이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코마일리지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시민 참여형 탄소중립 제도로, 전기·수도·가스 사용량을 직전 2년 평균 대비 6개월간 5% 이상 절감하면 연 최대 10만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적립된 마일리지는 온누리상품권, 서울사랑상품권, 아파트 관리비, 서울시 세금(E-TAX) 납부, 현금 전환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까지 연결된다. 즉, 환경 보호와 가계 절감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다.
올해 자치구 평가는 신규회원 등록 실적, 전산 처리의 정확성, 홍보 활동의 적극성, 건물신고등급제 추진 등 4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이뤄졌다. 양천구는 전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특히 동 주민센터와의 협업을 통한 생활권 홍보, 미가입 사업장 직접 방문, 주민 참여 행사 연계 전략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양천구는 평가 기간 동안 공동주택 단지, 상가 밀집 지역, 종교시설, 대형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의 현장 홍보를 203회 실시했다. 양천마라톤대회, 지역 축제, 주민 설명회 등 다중 집합 행사와도 적극 연계해 제도 인지도를 높였다. ‘알면 참여하고, 참여하면 절감한다’는 구조를 현장에서 구현한 셈이다.
이러한 노력은 단체 분야 성과로도 이어졌다. 서울시가 별도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에코마일리지 우수단체 평가’에서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양천중앙교회가 나란히 ‘최우수 단체’로 선정됐다. 자치구 단위에서 두 곳의 최우수 단체가 동시에 선정된 사례는 양천구가 유일하다.
두 기관은 LED 조명 교체 등 고효율 설비 운영, 상시 에너지 사용 모니터링, ESG 실천 캠페인과 구성원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양천구는 이들 단체에 인증표지와 감사장을 전달하고 총 1,6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으며, 해당 인센티브는 다시 온실가스 감축 사업에 재투자될 예정이다. 감축 성과가 또 다른 감축을 낳는 선순환 구조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과가 단기 캠페인이 아닌, 6년간 이어진 정책 일관성의 결과라는 점이다. 양천구는 에코마일리지를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닌 ‘생활 정책’으로 접근해 왔다. 주민에게는 절약의 성취감을, 사업장에는 사회적 책임과 실질적 보상을, 행정에는 측정 가능한 성과를 제공하는 구조를 지속적으로 다듬어 왔다.
에코마일리지는 현재도 상시 가입이 가능하다. 서울시민 누구나 가까운 동 주민센터, 양천구청 환경과, 또는 에코마일리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문턱은 낮지만, 누적 효과는 크다. 개인의 작은 절약이 지역 단위의 탄소 감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도시 전체의 기후 대응 역량으로 확장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6년 연속 최우수구 선정은 행정의 성과이기 이전에, 에너지 절약을 일상에서 실천해 온 구민과 지역 단체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참여형 탄소중립 정책을 확대해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도시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래의 과제가 아니다. 전등 하나를 끄고, 사용량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작은 선택들이 도시의 방향을 바꾸는 시대다. 양천구의 에코마일리지 6년 연속 최우수 성과는, 탄소중립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축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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