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마다 쉬어라!” 고용노동부, 폭염에 맞서 전국 총력전 선포

 

고용노동부가 7월 4일 오전 9시 30분, 권창준 차관 주재로 전국 48개 지방 고용노동관서장과 함께 폭염과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 전국 기관장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전날 권 차관이 건설현장을 직접 점검한 뒤 즉시 지시한 조치로, 현장의 경각심과 정부의 대응 속도를 반영한다.

 

이번 회의의 키워드는 명확하다. 폭염, 중대재해, 그리고 현장. 올여름 폭염은 예년보다 강력할 것으로 예보되며, 특히 건설, 조선, 물류 등 외부 노동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노동자들이 온열질환의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이라는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의 핵심을 모든 현장에 철저히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수칙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다. 시원한 물 제공, 냉방장치와 보냉장구 지급, 119신고 체계 확보까지 포함된 폭염 대응 패키지다. 고용노동부는 이동식 에어컨과 제빙기 같은 온열질환 예방 장비 설치를 위해 150억 원의 추가 예산도 확보했다. 이 장비들은 7월 말까지 50인 미만의 고위험 사업장에 우선 배치될 예정으로, 열사병과 같은 사망 사고를 사전에 막겠다는 계획이다.

 

중대재해에 대한 대응도 강경하다. 올해 들어 반복적으로 대형 사고가 발생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같은 유형의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사고 원인 철저 규명”과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양축으로 한 대응 전략을 꺼내들었다. 단순히 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것을 넘어서 원하청 구조에서의 위험요인까지 분석하고, 개선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권 차관은 “반복되는 산업재해의 재발 방지책 마련까지, 안전 사회 건설의 책무를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는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감독과 수사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드러날 경우에는 ‘엄정 처리’에 나선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산업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주문됐다. 외국인 노동자, 고령자, 배달노동자와 같은 이동노동자들이 주요 대상이다. 언어 장벽, 건강 상태, 야외 근무 환경 등으로 인해 더 큰 위험에 노출된 이들을 위해 고용노동부는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단체와 협력해 쉼터 설치, 생수 나눔 캠페인, 소규모 사업장 휴게시설 지원 등 다양한 맞춤형 지원책을 가동할 예정이다.

 

 [코리안투데이] 휴식을 취하는 근로자 모습 ( 사진 = AI 이미지 생성 ) © 송현주 기자

현장에선 기관장들이 직접 움직인다. 각 지방관서장은 건설현장, 물류센터, 외국인 다수 고용 사업장 등 고위험 사업장에 직접 방문해 휴식시간 부여 실태를 점검하고, 우수 사례를 발굴해 타 사업장으로 확산시키는 데 주력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행정지도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생명 보호 조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권창준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라며, “기관장이 현장을 직접 찾아 작업 중지나 119 신고가 즉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도해달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실질적 점검과 제도 개선, 장비 지원이라는 세 축을 통해 올여름 폭염과 중대재해에 맞선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다.

 

정책의 키워드는 이제 “현장”이다. 단순한 규정 전달이나 형식적 감독을 넘어서, 실제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안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올해 할당된 200억 원의 온열질환 예방 설비 지원 예산과 추경 150억 원은 그런 점에서 ‘돈만 푸는 정책’이 아니라 생명 중심의 사회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읽힌다.

 

정부의 의도대로 각 사업장에서 “2시간마다 20분 휴식”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 작은 조치가 올여름 노동자의 생명을 지켜주는 ‘골든타임’이 될 수 있음을 고용노동부는 현장에서 증명해보이겠다는 각오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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