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1150년 전통이 깨어난다 – 2025 교토 기온마츠리 전야제 현장

 

한여름의 교토, 천 년을 넘는 역사의 시간이 거리 위로 솟아올랐다. 2025년 7월 17일, 일본 교토의 가와라마치와 기온 거리에서는 ‘기온마츠리’의 전야제가 성대하게 펼쳐졌다. 전통 의복을 차려입은 사람들, 울려 퍼지는 고유의 타악기 소리, 무게감 있는 산차(山車)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마치 시간을 멈춘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코리안투데이] 2025 교토기온마츠리 © 한지민 기자

일본 종합병원 치료지원차 교토에 체류 중이던 이진주 박사의 안내로 마츠리를 참관하게 된 한국 방문객들도 전통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교토의 여름을 상징하는 이 축제는 단지 문화적 행사가 아닌, 지역과 사람, 역사가 교차하는 교토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야제는 시작에 불과했다. 교토마츠리는 오는 7월 31일까지 도시 전역에서 다양한 일정으로 진행되며 여름의 절정을 향해 간다.

 

‘기온마츠리’는 일본 교토의 야사카 신사를 기원으로 시작된 전통 축제로, 무려 1150년의 세월을 이어온 일본 3대 마츠리 중 하나다. 이름 그대로 교토 기온 지역을 중심으로 열리며, 매년 7월 한 달간 화려한 퍼레이드와 다양한 거리 행사를 통해 일본 전통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요이야마’라 불리는 전야제는 본행사를 앞두고 펼쳐지는 전통 퍼포먼스의 집약체로, 지역 주민들과 보존회, 상인회, 마츠리 위원회가 함께 준비하는 공동체 축제의 정수를 담고 있다. 

 

산차(山車)라 불리는 전통 가마는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각각의 역사와 사연을 지닌 이동형 미술관이자 신성한 상징물로서, 교토의 정체성과 정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전통은 단순한 문화재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문화이며, 오늘날 관광객과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살아 있는 역사로 기능하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이진주 박사와 기온마츠리 미와카 © 한지민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축되었던 교토 관광이 이번 기온마츠리를 계기로 급격히 활기를 띠었다. 전야제 기간 동안 숙소 점유율은 90% 이상을 기록했고, 상점과 식당, 전통 공예품 판매점 등은 3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축제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를 증명했다.

 

 [코리안투데이] 교토기온마츠리 © 한지민 기자

 

단순한 축제를 넘어 교토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었던 기온마츠리 전야제는 관광객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여름밤의 기억으로 남았다.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하는 열정의 현장, 그 중심에는 1150년의 전통을 품은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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