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고혈압과 난청의 관계 – 소리 없는 살인자가 청력에 미치는 영향

76. 고혈압과 난청의 관계 – 소리 없는 살인자가 청력에 미치는 영향
✍️ 기자: 지승주

 

고혈압과 난청의 관계 – 소리 없는 살인자가 청력에 미치는 영향 | 코리안투데이

고혈압과 난청의 관계 –

소리 없는 살인자가 청력에 미치는 영향

📅 2025년  ✍️ 지승주 칼럼니스트  ⏱️ 11분 읽기

“혈압이 높다고 귀까지 안 들리나요?” 60대 이 씨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고혈압을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증상 없이 조용히 우리 몸을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고혈압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청력 역치가 평균 5dB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다뤘던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고혈압 역시 미세혈관을 손상시켜 우리의 소중한 청력을 서서히 앗아갑니다. 오늘은 고혈압이 어떻게 청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고혈압과 난청, 예상보다 밀접한 관계

2024년 Frontiers in Neurology에 발표된 최신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에서 난청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이 노화성 난청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나타났습니다.

고혈압성 난청의 특징:

유형: 주로 감각신경성 난청

진행 양상: 서서히 진행, 초기에는 자각하기 어려움

주파수 특성: 고주파수(4,000Hz 이상)부터 시작

동반 증상: 이명,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날 수 있음

진행 속도: 고혈압의 심각도와 지속 기간에 비례

 [코리안투데이] 76-1.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의 연령대별 청력 손실  – 고주파수 영역에서의 차이 강조  © 지승주 기자

 

고혈압이 청력을 손상시키는 메커니즘

1. 내이 미세혈관 손상

고혈압의 가장 큰 문제는 혈관벽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입니다. 내이의 달팽이관을 공급하는 미세혈관들은 매우 작고 섬세하여 지속적인 고혈압에 특히 취약합니다. 혈관조(stria vascularis)의 모세혈관벽이 두꺼워지고, 내강이 좁아지면서 혈류량이 감소합니다.

“고혈압은 당뇨병과 함께 미세혈관병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눈의 망막, 신장의 사구체, 그리고 내이의 혈관조가 모두 같은 메커니즘으로 손상됩니다.”

2. 산소 공급 장애와 세포 손상

혈류 감소로 인한 산소 부족은 내이의 유모세포에 치명적입니다. 특히 외유모세포는 높은 에너지 대사를 필요로 하는데, 산소 공급이 부족하면 기능이 저하되고 결국 세포사에 이르게 됩니다.

5-8dB
고혈압 환자의
평균 청력 역치 증가
 
1.5배
돌발성 난청
발생 위험 증가
 
30%
경도 이상 난청
유병률

3. 혈관 경화와 혈전 위험

장기간의 고혈압은 혈관벽을 두껍고 딱딱하게 만들어 동맥경화를 유발합니다. 내청동맥(internal auditory artery)과 그 분지들이 좁아지면서 혈전 형성 위험이 증가하고, 이는 급성 청력 손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코리안투데이] 76-2. 고혈압으로 인한 내이 혈관 변화 – 정상 혈관과 손상된 혈관의 현미경 비교  © 지승주 기자

 

고혈압 단계별 청력에 미치는 영향

혈압 분류와 난청 위험도

🔹 정상 혈압 (120/80mmHg 미만)

• 청력에 미치는 영향: 최소
• 연간 청력 감소: 연령에 따른 자연적 감소

🔸 고혈압 전 단계 (120-139/80-89mmHg)

• 청력에 미치는 영향: 경미한 가속화
• 고주파수 영역부터 변화 시작

🔶 1기 고혈압 (140-159/90-99mmHg)

• 청력에 미치는 영향: 중등도 위험
• 이명 동반 가능성 증가

🔴 2기 고혈압 (160/100mmHg 이상)

• 청력에 미치는 영향: 고위험
• 돌발성 난청, 현기증 위험 증가

고혈압성 난청의 증상과 조기 발견

⚠️ 고혈압 환자가 주의해야 할 청력 변화

  •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갑자기 한쪽 귀가 안 들림 (돌발성 난청)
  • 고음(새소리, 벨소리)이 잘 안 들리기 시작함
  • 귀에서 삐- 하는 소리(이명)가 지속됨
  • 혈압이 오를 때 귀가 먹먹한 느낌
  •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이 변화함
  • 전화기를 한쪽 귀로만 사용하게 됨
  • 혈압약 복용 후 청력 변화를 느낌

고혈압 약물과 청력

일부 고혈압 치료제는 이독성(ototoxicity)을 가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푸로세마이드 같은 루프 이뇨제는 고용량 사용 시 청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청력 친화적인 고혈압 관리

  • ACE 억제제, ARB: 상대적으로 청력에 안전
  • 칼슘 차단제: 혈관 확장으로 내이 혈류 개선 가능
  • 베타 차단제: 대부분 청력에 영향 없음
  • 이뇨제: 고용량 사용 시 정기적 청력 검사 필요

혈압 조절을 통한 청력 보호 전략

1. 목표 혈압 달성

혈압을 130/8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청력 보호의 첫걸음입니다. 특히 당뇨병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더욱 엄격한 혈압 조절이 필요합니다.

단계별 혈압 관리 목표:

생활습관 개선 약물 치료 시작 목표 혈압 달성

2.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자연 혈압 조절

🌟 DASH 식단의 청력 보호 효과

  1. 나트륨 제한: 하루 1,500mg 이하 (소금 4g)
  2. 칼륨 섭취 증가: 바나나, 오렌지, 시금치
  3. 마그네슘 보충: 견과류, 짙은 녹색 채소
  4. 오메가-3 지방산: 연어, 고등어 주 2회 이상
  5. 항산화 식품: 베리류, 녹차, 다크 초콜릿

3. 운동을 통한 혈압 및 청력 관리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혈압을 5-7mmHg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동시에 내이의 혈액 순환을 개선시켜 청력 보호에도 도움이 됩니다.

 [코리안투데이] 76-3. 고혈압 환자의 혈압 측정과 운동, 건강한 식단 실천 모습을 보여주는 생활습관 개선 © 지승주 기자

 

고혈압 환자를 위한 청력 관리 지침

정기적인 청력 모니터링

📅 고혈압 환자 청력검사 일정

  • 고혈압 진단 시: 기초 청력 검사 필수
  • 1기 고혈압: 6개월마다 청력 검사
  • 2기 고혈압: 3개월마다 청력 검사
  • 당뇨병 동반: 3개월마다 필수
  • 이독성 약물 복용: 월 1회 청력 확인
  • 돌발성 난청 병력: 지속적 모니터링

응급 상황 대처법

🚨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

  • 갑작스러운 한쪽 또는 양쪽 귀 청력 소실
  • 심한 이명과 함께 어지럼증
  • 혈압 급상승(180/110mmHg 이상)과 청력 변화
  • 귀 통증과 함께 청력 저하
  • 말소리는 들리지만 이해할 수 없는 상태

※ 위 증상은 72시간 내 치료하면 회복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병 동반 시 청력 관리

고혈압과 당뇨병이 함께 있는 경우, 미세혈관 손상의 시너지 효과로 청력 손실 위험이 더욱 증가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 복합 질환자를 위한 통합 관리

  • 혈압 목표: 130/80mmHg 이하 더욱 엄격
  • 당화혈색소: 7% 미만 유지
  • LDL 콜레스테롤: 70mg/dL 이하
  • 청력검사: 3개월마다 정기 검사
  • 다학제 진료: 내분비내과, 심장내과, 이비인후과 협력

고혈압 환자의 청력 보호 수칙

✓ 혈압을 130/80mmHg 이하로 유지
✓ 정기적인 청력검사 (6개월마다)
✓ 돌발성 난청 조기 증상 숙지
✓ 저염식·저지방식 실천
✓ 금연·금주·규칙적 운동
✓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

고혈압성 난청의 치료와 관리

약물 치료와 청력 보호

고혈압성 난청은 주로 감각신경성 난청이므로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진행 예방과 잔존 청력 보호에 중점을 둡니다. 혈압 조절을 통해 추가적인 청력 손실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보조 치료법

  • 항산화제: 비타민 C, E, 코엔자임 Q10
  • 혈액순환 개선제: 은행잎 추출물, 펜톡시필린
  • 내이 영양제: 마그네슘, 아연, 엽산
  • 스테로이드: 급성 청력 손실 시 단기간 사용

※ 모든 보조 치료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시행하세요.

마무리하며: 혈압 관리는 청력 관리

고혈압과 난청의 관계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 소중한 청력을 오래도록 보호할 수 있습니다. 혈압 조절은 단순히 심장과 혈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청력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이 함께 있는 분들은 더욱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함께 청력 검사도 빼먹지 말고 받으시기 바랍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스트레스성 난청의 관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어떻게 청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를 통한 청력 보호법을 함께 살펴보시죠.

 지

지승주 센터장

스타키 보청기 종로센터 센터장
15년 경력의 의학 전문 칼럼니스트
난청 재활 및 보청기 fitting 전문가

코리안투데이 건강칼럼 | 소리의 재발견 – 난청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청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시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나 청각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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