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은 말이 아니라 희생으로 드러납니다. 젊은 아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며 묵묵히 살아온 한 어머니. 그 어머니에게 아들은 자신의 인생 최고 영예인 금메달을 걸어드렸습니다. 이 글은 한 어머니의 눈물겨운 헌신과, 그 사랑을 깨달은 아들의 감사로 완성되는 감동 에세이입니다.
![]() [코리안투데이] 머릿돌16. 어머니의 금메달 ©지승주 기자 |
대학 졸업식장.
수백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찬 강당은 설렘과 환희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곳에 앉아 있는 한 어머니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복잡했다.
아들을 대학까지 키워낸 기쁨보다,
오늘만큼은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더 컸기 때문이다.
가난은 그들의 오랜 그림자였다.
어머니는 손이 터지도록 일을 했고,
밤마다 무릎을 주물러도 쑤시는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의 학비만큼은 한 번도 밀린 적이 없었다.
그것이 어머니가 선택한 단 하나의 사치이자 기쁨이었다.
아들은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어머니, 꼭 오셔야 해요. 어머니가 없으면 제가 왜 이 자리에 서 있겠습니까.”
아들의 간절한 말에 어머니는 마음을 누르며 졸업식장으로 향했다.
졸업 연설의 시간이 되었다.
수석 졸업생으로 단상에 오른 아들이 천천히 말을 꺼냈다.
“저의 이 영광은
하나님께,
저를 길러주신 스승님들께,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저의 어머니께 바칩니다.”
순간 강당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이내 우레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한 곳으로 향했다.
낡은 외투를 입은 한 어머니.
아들은 금메달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객석 아래로 내려갔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어머니의 희생이 저를 여기까지 데려왔습니다.
이 금메달은 제가 아니라, 어머니께 걸어드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어머니의 목에 금메달을 걸었다.
어머니의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세상 어떤 보석보다 귀한 눈물이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숨을 삼켰다.
그 순간, 아무도 아들의 영예를 보지 않았다.
모두의 시선은, 한 평생을 아들 위해 태우고 살아온 그 어머니에게 향해 있었다.
그날 이후 사람들은 오래도록 이 장면을 잊지 못했다.
그리고 세월은 흘렀다.
금메달을 어머니의 목에 걸어드렸던 그 아들은
시간이 흘러 대학의 학장이 되었고,
더 먼 시간이 지나 제28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세계를 이끄는 지도자가 되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낡은 외투를 입고
졸업식장 뒤편에서 조용히 울던 어머니가 있었다.
그는 종종 말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희생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습니다.
내가 이룬 모든 것은
어머니의 믿음과 사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세상은 위대한 사람들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조용히 헌신하고, 묵묵히 사랑을 쌓은 이름 없는 이들의 손길로 만들어진다.
어머니의 금메달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인간을 일으켜 세운 희생의 무게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한 사랑의 증거였다.
우리가 오늘 누리는 하루도
누군가의 희생이 깔려 있음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사랑을 닮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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