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짧았던 가을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고, 바람에는 조금 더 차가운 기운이 스며듭니다. 계절의 끝자락에 선 지금, 마음 한구석에 잔잔한 여운과 함께 따뜻한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가을은 언제나 우리에게 소소하지만 깊은 행복을 남기고 가는 계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무마다 물든 단풍은 저마다의 색으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들이 흔들리는 소리와 발밑에 밟히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은 가을만의 특별한 선물이지요. 길을 걷다 마주치는 은은한 햇살에 비친 노란 은행잎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이처럼 자연이 주는 색과 소리 속에서 우리는 계절의 흐름을 느끼고, 한 걸음 한 걸음 삶의 여유를 되찾는 것 같습니다.
|  [코리안투데이] 가을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 © 이명애 기자 | 
가을이 주는 또 다른 행복은 바로 여유입니다.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창밖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일상에서 얻기 힘든 소중한 순간이지요. 또한, 가을만이 선사하는 따스한 추억들, 예를 들어 가을 산책로에서 친구나 가족과 함께 나눈 소소한 대화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기억이 됩니다. 짧은 만남 속에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추억들이 쌓여 가을은 더욱 소중한 계절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가을이 가는 것이 아쉬워 조금 더 가을을 붙잡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계절이 순환하듯, 가을이 가고 겨울이 찾아오는 자연의 순리도 우리 삶의 일부임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계절은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고, 또다시 이런 소소한 행복을 맞이할 날이 오겠지요. 지금 이 순간 느끼는 이 평온함과 소소한 행복을 잠시 마음속에 담아두려 합니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저는 다시금 작은 것에서 느끼는 행복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를 깨닫습니다. 다가오는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도, 가을이 남긴 잔잔한 행복의 여운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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