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 103번째를 맞이했다. 해마다 돌아오는 이 날, 우리는 아이에게 어떤 선물을 줄까 고민한다. 장난감일까, 외식일까, 여행일까. 하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은 어른이 아이의 손을 진심으로 잡아주는 일이 아닐까. 그 손을 꼭 잡아주는 순간, 아이는 세상에 믿을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고, 어른은 다시 세상을 신뢰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 [코리안투데이] 어린이집 다녔을 때의 추억을 찾아 나선 어느 대학생의 하루 © 임승탁 기자 |
아이의 손은 작고 여리다. 무엇 하나 혼자 하기에는 너무나 가벼운 그 손을 잡아주는 일은 단순한 동작을 넘어선 마음의 언어다.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우리가 놓쳐버렸던 그 순간들. 아이는 어른의 손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놀이터에서, 등굣길에서, 잠들기 전 침대 가장자리에서.
손을 잡는다는 건 함께 걷겠다는 약속이다. 위험에서 보호하겠다는 다짐이고, 너의 세상에 내가 함께 있다는 선언이다. 그리고 그것은 꼭 어린이날에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아이의 손을 놓지 말자. 핸드폰을 내려놓고, 마음을 열고, 눈높이를 맞춰 그 손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아이였던 시절을 잊는 일이 아니라, 그 시절을 품은 채 자라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의 손을 잡아줄 때마다, 우리 안의 작았던 손 하나도 다시 깨어난다. 그 손은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고, 또 누군가의 미래를 이끌 손이 될 것이다.
오늘, 아이의 손을 잡자. 말없이 건네는 그 손의 온기를 느끼며,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장 따뜻한 다리가 되어주자. 어린이날은 바로 그런 날이어야 한다.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