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결혼도 공공이 책임진다”…예비부부 위한 ‘더 아름다운 결혼식’ 정책 발표

서울시가 실속 있고 개성 있는 결혼을 원하는 청년들을 위해 결혼 지원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본다. 6월 19일 서울시는 ‘청년들이 결혼하기 좋은 도시 서울’을 비전으로 한 ‘더 아름다운 결혼식 확대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형식보다 실질을 추구하는 예비부부들의 결혼문화를 반영한 정책으로, 공공 예식 공간의 대폭 확장과 실질적인 비용 지원을 핵심으로 한다.

 

[코리안투데이] 제2인생 출발선에 선 예비부부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나선다.(사진=내손안에서울) © 변아롱 기자

 

서울시는 현재 5곳에 불과한 실내 공공웨딩홀을 오는 2030년까지 25곳으로 늘리고, 실외 예식공간도 20곳을 추가 조성해 총 40곳의 실외 공공예식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실내 공간은 호텔급 인테리어를 갖춘 남산뷰·인왕산뷰 카페, 콘서트형 공연장 등이 포함되며,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행사장을 리모델링한 ‘피움서울’이 오는 7월 문을 열 예정이다. 9월에는 남산의 ‘더힐스 남산’이 실내외 겸용 웨딩홀로 재탄생하며, 서소문동 시티스퀘어 20층의 카페테리아 ‘마루’는 주말에 한해 웨딩홀로 운영될 예정이다.

 

실외 공간은 서울의 대표적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하는 루프톱과 공공시설을 활용한다. 서울수상레포츠센터 루프톱 예식장이 이달 중 오픈하고, 망원·여의도·압구정·뚝섬·잠실 등 한강의 주요 선착장 루프톱에서도 오는 9월부터 결혼식이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백인제가옥, 한성백제박물관 하늘정원, 남산호현당, 화랑대 철도공원 등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친숙하게 이용하던 장소들이 공공예식장으로 탈바꿈한다.

 

예비부부에게 제공되는 인센티브도 대폭 강화된다. 2026년부터는 서울시가 마련한 표준가격제에 따라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에게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이른바 ‘스드메’ 비용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실속형 예식의 경우 100만 원, 기본형은 50만 원까지 지원되며, 해당 예식장과 협력업체의 확인을 거쳐 비용이 지급된다. 또한 ‘더 아름다운 결혼식’에 참여한 커플 중 행복스토리를 제출한 100쌍에게는 생활용품 및 육아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100만 원 상당의 ‘첫출발 행복쿠폰’이 지급된다. 혼인신고를 완료한 부부에게는 커플당 최대 100만 원의 건강검진비도 별도로 제공된다.

 

이외에도 새로 조성되는 공공예식장의 첫 예식을 치르는 커플에게는 결혼식 연출비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이는 꽃 장식, 테이블 세팅, 사진 촬영 등 예식의 주요 시각 요소를 포함하며, 해당 커플의 동의하에 홍보자료로 활용된다. 예식이 단순한 행사가 아닌, 정책의 공공성과 상징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활용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실용적이고 검소한 결혼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시민들이 추천한 공공시설 중 예식장으로 적합한 장소를 발굴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공공예식장으로 전환한다. 이와 함께 ‘10만 동참 챌린지’, 예비부부 대상 토크콘서트, 작은 결혼식 서약 이벤트, 혼주 및 신혼부부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시설 확충에 그치지 않는다. 예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작지만 의미 있는 결혼’을 장려하는 공공정책으로서의 상징성이 크다. 시는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총 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청년들의 결혼율 회복과 결혼문화의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공공예식장 신청은 ‘더 아름다운 결혼식’ 공식 누리집과 스마트서울맵에서 가능하며, 상담센터(1899-2154)를 통해 유선 상담도 제공된다. 신청 자격은 서울 생활권자라면 누구나 가능하며, 서울소재 직장인, 자영업자, 대학생도 포함된다. 신청을 원하는 예비부부는 상담사를 통한 사전 상담 후, 예식공간별 결혼전문업체와의 종합상담을 거쳐 계약을 진행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을 시작하는 중요한 순간에 경제적 이유로 망설이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공공이 나서서 따뜻한 출발선이 되어주겠다는 뜻”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삶과 맞닿은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서울을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책은 결혼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기보다, 사회의 책임과 배려 속에서 출발할 수 있게 돕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결혼의 형식과 규모보다 내용과 의미에 집중한 서울시의 ‘더 아름다운 결혼식’은 단순한 정책을 넘어 새로운 문화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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