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가 다시 한번 ‘예술의 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4월 30일, 마포구는 오래된 ‘서교예술실험센터’를 내진보강 및 리모델링을 거쳐 ‘레드로드예술실험센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개관한다. 홍대의 문화예술 DNA와 관광특구의 정체성이 맞물려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름부터 도발적이다. ‘레드로드(Red Road)’라는 명칭은 홍대 예술거리의 감성과 붉은 카펫을 연상시키는 상징성으로, 예술가와 여행자 모두를 초대하는 상징적 입구 역할을 예고한다.
레드로드예술실험센터는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 과거 서교동 주민센터의 흔적을 지운 채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1989년 지어진 건물이 2009년부터 서울문화재단을 통해 운영되다가 계약 종료 후 마포구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후 1년에 걸친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됐다.
건물 내부 구성은 문화향유와 참여의 장으로 꾸며졌다. 지하에는 소규모 연극이나 실험적인 공연을 위한 공연장이 마련됐고, 지상 1층은 ‘레드로드갤러리’로 꾸며져 예술 전시 공간의 역할을 맡는다. 2층은 강의실과 회의실 등의 사무 공간으로 구성되어, 예술가들과 문화기획자들이 작업과 소통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공간 대관은 전화 예약을 통해 누구나 이용 가능해 접근성도 높였다.
하지만 진짜 주목할 점은 ‘관광객’을 위한 배려다. 전통문화 체험을 강조하며 한복 대여점이 함께 운영될 예정이고, 건물 내 화장실은 24시간 개방되는 ‘오픈 화장실’로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의 편의를 고려했다. 마포구가 지역 관광 자원을 활용해 예술과 관광의 접점을 찾아낸 셈이다.
![]() [코리안투데이] 레트로드 예술실험센터 전경 © 송현주 기자 |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번 재개관은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닌, 마포의 문화 정체성을 담아낸 재탄생”이라며 “예술인, 주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공간의 복원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문화 자본을 활용한 도시 재생 전략의 일환으로도 읽힌다.
레드로드예술실험센터는 단순한 건물의 리뉴얼을 넘어, 홍대 일대의 예술성과 마포의 관광 자산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낸 상징적인 프로젝트다.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이곳에선 전시와 공연은 물론, 강의, 체험, 그리고 편의시설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는 단지 예술인을 위한 실험실이 아니라, 일상 속 관광객과 지역주민 모두를 품을 수 있는 공공문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홍대 앞, 다시 한 번 예술의 붉은 카펫이 깔렸다. ‘레드로드’라는 이름처럼, 이 길이 앞으로도 다양한 창작자들과 여행자들을 위한 무대이자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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