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강원감영, 500년 조선 행정의 중심지에서 살아나는 몰입형 역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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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고려

 

500년 조선 행정의 심장이자 강원도의 역사적 상징인 원주 강원감영이 2025년 6월 14일(토), 이머시브(몰입형) 뮤지컬 <강원감영 : 그날의 진실>로 다시 깨어난다. 원주시 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본 공연은 원주시와 원주역사박물관이 후원하고,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공연예술단체 ‘음악공장’(대표 박슬기)이 제작을 맡아 역사문화와 공연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강원감영은 1395년 태조 4년에 설치되어 1895년 갑오개혁에 따라 폐지될 때까지 약 500년간 강원도 관찰사가 집무하던 곳으로, 지금의 도청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관이었다. 26개 고을을 관할했던 중심지였던 이곳은 지금도 선화당, 포정루, 청운당 등 원형에 가까운 관아 건물이 남아 있어, 당시의 정치·행정 시스템과 건축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원주 강원감영, 500년 조선 행정의 중심지에서 살아나는 몰입형 역사극 © 이선영 기자

이번 뮤지컬은 이 감영 건물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활용하는 독창적인 이머시브 형식을 채택했다. 관객은 배우들과 함께 실제 건물 내부를 투어하면서 극 속 사건을 따라간다. 조선시대 어느 날, 부임 첫날 갑작스레 벌어진 관찰사의 의문사를 둘러싸고, 관객은 이야기의 실마리를 공간 속에서 하나하나 직접 찾아나간다. 사건의 단서가 선화당의 기둥, 포정루의 문살, 청운당의 마루 끝에 숨어 있으며, 배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진실을 밝혀가는 방식이다.

 

‘걸음이 곧 서사이고, 시선이 곧 연출’이라는 이머시브 연극 특유의 몰입감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무대극과는 달리 관객이 ‘보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살아 움직이는 역사 속 주인공이 된다. 이를 위해 공연은 원주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전통 설화를 현대적인 추리극 문법으로 재해석해 구성했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과 함께 각각 ‘조사관’, ‘하급 관리’, ‘사령’ 등 특정 배역을 부여받고, 배우들과의 대화를 통해 극에 깊숙이 개입하게 된다. 이로써 조선 시대 감영에서 벌어졌던 행정, 민원, 소송, 세금 문제, 군사 및 수자원 관리 등의 이슈들이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풀어진다. 극을 통해 감영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실제로 백성의 삶을 좌우하던 ‘행정의 심장’이었음을 체험적으로 배우게 되는 셈이다.

 

박슬기 총괄연출은 “강원감영을 그저 바라보는 박물관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역사의 조각을 맞춰가는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재구성하고 싶었다”며, “공연을 통해 조선시대 감영이 수행하던 행정 업무와 백성들의 일상을 공연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여, 관객이 ‘감영이 무엇을 하던 곳이었는가’를 체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강원감영 : 그날의 진실>은 오는 2025년 6월 14일(토) 오후 2시와 5시, 총 2회 공연된다. 러닝타임은 약 50분이며, 관객 이동형 형식으로 진행되기에 편한 복장과 운동화 착용이 권장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음악공장 공식 SNS 및 포스터 QR코드, 전화(010-2207-0002)를 통해 선착순 50명의 관객을 모집한다.

강원감영의 역사와 전통을 체험하고, 극 속 미스터리를 직접 풀어가며, 500년 전 조선의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 이선영 기자: wonju@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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