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은 인간만의 영역일까?" AI와 예술의 경계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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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고려

 

인간의 상상력과 감성이 빚어낸 예술. 이제 그 영역에 인공지능이 깊숙이 들어왔다. 우리는 기계가 만든 그림 앞에서 감탄하고, AI가 작곡한 음악을 배경으로 감정을 느낀다. 과연 창작이란 무엇이며, 예술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은 단순한 실험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AI 아티스트’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세계적인 미술 경매에서 AI가 만든 초상화가 억대에 낙찰되고, AI가 작곡한 음악이 클래식 무대에 오른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창작’이 기술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 것이다.

 

 [코리안투데이] AI 아티스트 © 김미희 기자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우리가 AI가 만든 작품에 감동하는 이유는, 그것이 진짜 예술이어서일까? 아니면 ‘기계가 이런 걸 만들었다’는 놀라움 때문일까? 예술은 단지 결과물만이 아니라, 그것을 만든 사람의 내면과 시대, 이야기, 철학이 반영된 과정 그 자체다. AI에게는 기억도, 상처도, 갈망도 없다. 그들은 감정을 흉내낼 수는 있지만 느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인간 예술가들에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작가, 디자이너, 작곡가들이 AI를 협업 파트너로 삼고 있다. 반복적인 작업을 맡기고,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창작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AI는 감정을 모르지만, 인간의 감정을 더 깊이 표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지도 모른다.

 

나는 어느 날, 한 친구가 AI로 쓴 시를 보여주며 물었다. “이거 감동적이지 않아?” 처음엔 의심스러웠지만, 한 줄, 두 줄 읽다 보니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느끼게 했는가’일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럼에도 예술의 본질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 고통을 통해 성장하고, 상처를 통해 깨닫는 존재. 인간만이 가진 서사와 기억, 그리고 진심이 예술을 진짜로 만든다. AI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아직 예술가가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 예술의 경계가 다시 그려지는 전환기에 서 있다. 중요한 것은 AI의 등장에 위협을 느끼기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예술의 본질을 다시 되묻고, 지켜내는 일이다. AI는 예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예술을 더 깊이 사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창작은 인간의 가장 인간다운 행위다. 그러니 AI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욱 인간다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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