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마을버스 신설로 서울대 통학 혁명, 30% 승객 분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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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고려

 

관악구 마을버스 신설이 서울대학교 통학 대란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서울 관악구는 9월 1일부터 ‘관악02-2’ 노선을 정식 운행하며 서울대입구역의 만성적인 교통 혼잡 문제 해결에 본격 나섰다. 이번 노선 신설은 매일 3만여 명이 이용하는 서울대입구역의 극심한 혼잡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적 대중교통 개편이다.

 

  9월 1일부터 운행되는 ‘관악02–2′ 마을버스와 신설된 서울대 행정관 정류장 모습 © 관악구청 제공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는 매일 아침 통학 전쟁터로 변한다.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등교 시간대에는 5개 버스 정류장에 100미터가 넘는 대기 행렬이 형성된다. 버스 내부는 정원의 150%를 초과하는 승객으로 가득 차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해왔다. 이러한 과밀 현상은 일반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대중교통 이용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관악구 마을버스 신설은 이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다. 새로운 관악02-2 노선은 낙성대역을 출발해 낙성대공원을 거쳐 서울대 행정관까지 약 9.2km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평일 기준 7분에서 12분 간격으로 배차되며, 첫차는 오전 6시, 막차는 오후 11시까지 운영된다. 이는 학생들의 다양한 통학 패턴을 완벽히 수용하는 시간대 설정이다.

 

기존 관악02 노선은 ‘관악02-1’로 명칭을 변경하여 계속 운행된다. 두 노선은 낙성대역에서 서울대 후문을 지나 대학원생활관까지는 동일한 경로를 따른다. 이후 각각 좌측과 우측으로 나뉘어 캠퍼스 전체를 효율적으로 커버하는 구조다. 이러한 노선 설계는 서울대 캠퍼스의 지형적 특성과 주요 건물 배치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물이다.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대입구역은 대학 통학 목적 이용객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하철역 중 하나다. 하루 평균 이용객 중 약 40%가 서울대 관련 인원으로, 이는 약 1만 2천명에 달한다. 관악구는 이번 노선 신설로 이들 중 최소 30%가 낙성대역으로 분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긍정적이다.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45)는 “아침마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 때문에 가게 앞이 막혀 영업에 지장이 있었는데, 벌써 한결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과대학 3학년 김모씨(22)도 “낙성대역 근처에서도 자취방을 구할 수 있게 되어 주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환영했다.

 

관악구 마을버스 신설 과정은 주민 참여형 정책 결정의 모범 사례다. 구는 6개월에 걸쳐 총 12차례의 주민 간담회를 개최했고, 서울대 학생회 및 교직원 협의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했다. 특히 모바일 앱을 통한 실시간 승하차 데이터 분석으로 최적의 노선을 설계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안전성 향상 효과도 크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기준으로 버스의 적정 탑승률은 100% 이하여야 한다. 그러나 서울대 노선 버스들은 평균 130%의 탑승률을 기록해 급정거 시 승객 부상 위험이 일반 노선의 3배에 달했다. 이번 노선 분산으로 각 버스의 탑승률이 10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낙성대역 상권은 하루 수천 명의 새로운 유동인구를 맞이하게 된다. 낙성대역 상인회 추산으로는 상권 전체 매출이 20-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카페, 음식점, 편의점 등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환경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서울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대중교통 운행 효율성이 10% 개선될 때 연간 약 5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버스 대기 시간 단축으로 인한 공회전 감소, 승객 분산으로 인한 연료 효율성 증가 등이 주요 요인이다.

 

관악구는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더 큰 교통 혁신을 준비 중이다. 2024년부터는 AI 기반 실시간 수요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고, 2026년까지 모든 마을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하는 ‘그린 모빌리티 2026’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해 버스, 지하철, 공유 킥보드 등을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이번 마을버스 노선 신설은 빅데이터와 주민 의견을 결합한 스마트 행정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정책 수립으로 주민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관악구의 이번 시도가 전국 지자체의 대중교통 정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임희석 기자gwanak@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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