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속에 담은 이웃 사랑, 마포 대흥동에서 벌어진 따뜻한 반란

 

마포구 대흥동이 지난 6월 17일 아침, 손끝에서 전해지는 사랑으로 따뜻하게 물들었다. 대흥동 주민센터 지하 공유주방에서는 열무김치와 야채표고버섯죽을 직접 만들어 이웃에게 전달하는 ‘반찬나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단순한 나눔을 넘어 공동체의 회복과 지속 가능한 이웃 돌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계절 김치 및 죽 나눔 행사’는 대흥동 자원봉사캠프와 실뿌리복지 동행단이 주최하고,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지원했다. 취약한 환경에 놓인 저소득층과 건강 취약계층 8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나눔은 정성으로 빚어진 열무김치와 영양 가득한 야채죽을 손수 만들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이틀 동안 한 치의 허투루함도 없이 반찬을 준비했다. 16일에는 김치 양념과 속 재료를 미리 손질했고, 행사 당일인 17일엔 본격적인 담그기와 조리, 포장, 배달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각자의 손에서 한 조각씩 더해진 마음은 김치통과 도시락에 담겨 취약계층 가정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찾은 박강수 마포구청장도 열무김치 담그기에 직접 참여하며 자원봉사자들과 나란히 작업대에 섰다. 박 구청장은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이러한 공동체 활동이 지역 사회에 진정한 온기를 더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나눔은 단순한 끼니 해결을 넘어선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된 사회적 고립감과 불균형한 식생활 문제를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기반의 맞춤형 돌봄을 실현하며, 이웃과 이웃을 이어주는 끈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정성이 담긴 음식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며 입을 모았다. 이웃의 안부를 묻고, 손수 만든 음식을 전달하는 순간만큼은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 됐다. 사회복지의 중심이 점차 행정에서 공동체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 속에서, 이 반찬 나눔은 그 상징적인 현장이 되기에 충분했다.

 

 [코리안투데이] 김치를 버무리는 모습 © 송현주 기자 (사진제공: 마포구청 홍보미디어과)

마포구 대흥동의 이번 반찬 나눔은 단지 일회성의 행사가 아니었다. 이는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서로의 일상을 지탱해주는 따뜻한 구조로 진화해가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공동체의 회복, 그리고 지속 가능한 복지의 실현. 이 모든 것이 바로 대흥동 김치통 속에 담겨 있었다.

 

[ 송현주 기자: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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