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이 국가 산불 위기경보 ‘심각’ 단계 발령에 따라 봄철 대표 행사인 ‘고려산 진달래 꽃구경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마니산을 비롯한 관내 모든 등산로를 전면 폐쇄하는 초강수 조치를 단행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산림 면적이 전체의 43%에 이르는 강화군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산불 위험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매년 13만 명 이상이 찾는 고려산 진달래 축제는 강화군의 대표적인 봄 축제로, 올해는 4월 5일부터 13일까지 9일간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군은 경북지역 산불 확산과 국가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행사 전면 취소를 즉각 결정했다. 축제 취소와 동시에 고려산과 마니산, 혈구산, 진강산, 해명산 등 관내 주요 산들의 등산로가 모두 폐쇄된다.
강화군은 등산객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려산에 통제 인력을 배치하고, 강화대교와 초지대교 등 주요 진입로에 안내문을 게시했다. 또한 콜센터 운영을 통해 대체 관광지를 안내하고 있다. 모든 행정력은 산불 예방과 대응에 집중되고 있으며, 산불 전문 진화대 24명과 감시원 58명의 근무시간은 밤 9시까지 연장됐다.
특히 박용철 군수가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군 간부 및 공무원의 4분의 1이 비상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드론 4대를 동원한 실시간 예찰, 매주 4회 이뤄지는 헬기 순찰, 차량 가두방송 등을 통해 예방 활동이 총력으로 전개되고 있다.
강화군은 산림지역 내 군부대와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각 마을에서도 자율방범대를 중심으로 순찰대를 조직해 민간 주도의 예방활동도 함께 추진 중이다. 강화군 전체 산림은 인천시 전체 산림의 44%를 차지할 만큼 방대한 지역으로, 단 한 건의 산불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 {코리안투데이 진달래 축제 취소] © 장형임 기자 |
박용철 군수는 “강화군은 이미 2019년 진강산, 2023년 마니산에서 대형 산불을 겪으며 경각심이 남다르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현장에서 헌신하는 소방대원, 군 장병,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강화군이 산불 재난을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닌 ‘지역 전체의 위기’로 받아들이고, 행정과 민간이 하나로 뭉쳐 선제적 대응에 나선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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