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다: 부평역사박물관, 특별기획전 ‘도시기억법’ 개막으로 문화적 정체성 확립

부평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다: 부평역사박물관, 특별기획전 ‘도시기억법’ 개막으로 문화적 정체성 확립

 

인천광역시 부평구가 ‘문화도시 부평’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들이 삶의 터전에 대한 깊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문화 행사를 마련했다. 부평구(구청장 차준택) 부평역사박물관은 지난 22일, 특별기획전 ‘도시기억법: 우리가 부평을 기억하는 방법’의 개막식을 개최하며 부평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기억의 여정을 시작했다.

 

 [코리안투데이]  부평역사박물관, 특별기획전 ‘도시기억법’ 개막으로 문화적 정체성 확립  © 임서진 기자

 

이번 개막식에는 차준택 구청장과 안애경 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장경준 박물관 운영위원장,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등 지역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전시회의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자신의 시선으로 부평을 기록하고 전시에 참여한 여덟 명의 ‘도시기록자’들도 함께 자리를 빛내, 행사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내빈 소개, 축사, 줄 자르기(테이프 커팅식), 기념 촬영, 그리고 전시 해설 순으로 진행된 개막식은 참석자들이 해설과 함께 다양한 유물과 영상 자료를 관람하며 부평의 역사적 가치를 재확인하는 공감의 장이었다.

 

이번 특별기획전 ‘도시기억법’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부평이라는 도시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다양한 시선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이다. 도시는 건물의 잔해와 역사적 사건의 나열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이 중첩되어 형성되는 거대한 서사이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이러한 철학적 접근을 통해, 공적인 기록물과 사적인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하며 부평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 나섰다.

 

전시에 참여한 여덟 명의 ‘도시기록자’들은 단순한 자료 수집가나 학자가 아니다. 그들은 부평의 골목길을 누비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채집하며, 사라져 가는 풍경을 붙잡아 두려는 예술가이자 활동가들이다. 이들은 글(Writing), 그림(Drawing), 사진(Photography), 음악(Music)이라는 네 가지 예술적 방법론을 동원하여 부평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했다.

 

이처럼 다층적인 기록 방식은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정보뿐 아니라,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깊이로 부평의 기억에 몰입하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한 기록자는 부평의 오래된 시장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고, 또 다른 기록자는 산업화 시대 부평 노동자의 삶을 담은 구술 기록을 글로 풀어냈다. 음악을 통해 부평의 시대적 배경과 정서를 표현한 작업 역시, 소리로 기억되는 도시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한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부평의 중요한 건축 유산인 부평영단주택과 관련된 귀중한 자료가 발굴되고 기증되는 뜻깊은 사건이 있었다. 도시기록자 중 한 명으로 참여한 건축가 도미이 마사노리(富井正則) 씨는 개막식 현장에서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자료들을 박물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증된 자료에는 1980년대부터 직접 촬영한 부평영단주택 사진과 건축물 도면이 포함되어 있어, 일제강점기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조성된 부평영단주택의 역사적 변천 과정과 건축적 특징을 연구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평영단주택은 부평의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이지만, 재개발 등으로 인해 그 흔적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도미이 마사노리 씨의 사진과 도면은 사라져가는 부평의 기억을 물질적으로 보존하고, 과거 식민지 산업 도시로서 부평이 겪어야 했던 아픔과 성장의 역사를 후대에 생생하게 전달하는 귀중한 아카이브가 될 것이다. 박물관 측은 이 자료들을 향후 연구와 상설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며, 이는 부평역사박물관이 지역 아카이브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동욱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며, “이번 전시가 주민에게는 삶의 터전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우고, 관람객에게는 문화도시 부평의 가치와 정체성을 전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물관이 단순한 유물 보관소를 넘어, 주민들이 자신의 삶과 역사를 연결 짓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의 기억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차준택 구청장 역시 “이번 전시는 부평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입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평의 역사적 유산을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하여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별기획전 ‘도시 기억법: 우리가 부평을 기억하는 방법’은 내년 6월 21일까지 부평역사박물관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시민들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는 ‘자기 성찰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기획을 통해 부평이 가진 역사·문화적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명실상부한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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