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출의 얼굴이 달라지고 있다.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같은 전통 강자들의 뒤를 이어 2025년에는 K-뷰티와 K-푸드가 드디어 수출 품목 톱1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K-뷰티와 K-푸드의 10대 수출 품목 진입은 한 품목의 약진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판이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공장과 설비만이 아니라, 생활방식 자체가 수출의 기반이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 [코리안투데이] 라스베가스(Las Vegas)의 상징적인 표지판 앞에서 농심 신라면 컵라면을 먹고 있는 두 아이의 모습(사진제공: 서울신문) ⓒ 박찬두 기자 |
2025년 11월까지의화장품 수출은 약 10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K-푸드는 더 직접적으로 세계인의 식탁을 두드렸다. 냉동 김밥, 라면, 기능성 음료 같은 품목이 강한 확산력을 보였고, 누계 기준 수출액은 100억 달러대를 넘어섰다. 2025년 11월 누계로 103억 달러 돌파가 제시되며 역대 최대 실적 흐름을 확인했고, 다른 집계 구간에서는 10월에 112억 달러를 넘겼다는 수치도 함께 언급된다. K-푸드는 이제 특정 지역의 호기심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반복 구매가 가능한 ‘일상형 상품’으로 들어섰다.
![]() [코리안투데이] 2025년 대한민국 10 수출 품목 및 실적 현황 ⓒ 박찬두 기자 |
이 변화의 배경에는 한류의 약진과 확산이 큰 역할이 있었다. 한류 4.0은 공연과 방송의 인기를 넘어, 생활의 방식이 전 세계로 자연스럽게 전파되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이 과정을 가속했다. 한 작품이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되면, 장면 속 피부 관리법과 식문화가 같은 속도로 노출된다. 노출은 곧 검색으로 이어지고, 검색은 구매로 번지며, 구매는 수출 통계로 나타난다. 문화가 먼저 도착하고 상품이 뒤따르는 흐름이 아니라, 문화와 상품이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 [코리안투데이] GVR(Grand View Research) 보고서에서 2023년부터 2030년가지 K-뷰티 제품 시장을 ‘가장 큰 시장’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구분하여 보여주고 있다.(이미지제공: grandviewresearch) ⓒ 박찬두 기자 |
해외 언론의 평가와 전문가 분석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화의 확산이 소비재 판매를 견인하는 경제적 선순환이 형성되었고, 이는 단기 유행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정착으로 ㅣ어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과거의 한류가 특정 마니아층의 열정에 기대었다면, 지금의 한류는 훨씬 넓은 층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으며, 그래서 K-뷰티와 K-푸드의 10대 품목 진입은 인기도의 증명이 아니라, 표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코리안투데이] K-뷰티는 스킨케어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유리알 피부’와 유명한 다단계 루틴을 전 세계에 알리며, 매일의 습관을 ‘돌봄의 의식(ritual)’으로 만들었다.(사진제공: tempo) ⓒ 박찬두 기자 |
거시 지표는 이 장면에 배경 음악을 깔아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발표로 제시된 내용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수출액은 7,097억 달러로, 사상 첫 7,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그 10대 품목 재구성표에는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선박 같은 전통 강자들과 함께 K-뷰티 약 114억 달러, K-푸드 약 112억 달러가 포함되었다. 소비재가 ‘작지만 의미 있는 품목’ 수준을 넘어, 국가 수출 상위권의 한 축으로 제도권에 들어온 셈이다.
다만 다음 국면은 더 정교한 조건을 요구한다. 첫째는 AI 결합이다. 개인 맞춤형 K-뷰티 솔루션은 피부 타입, 생활환경, 선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 추천과 상담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빅데이터 기반 K-푸드 큐레이션은 건강·취향·문화권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과 개인에 맞는 식품 선택을 돕는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라 신뢰의 설계다.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 효능 표현의 검증, 규제 준수 같은 기본이 단단해야 ‘맞춤’이 ‘과장’으로 보이지 않는다.
![]() [코리안투데이] K-푸드 시음·시식에 참여 중인 미국 Gen-Z세대(사진제공: foodicon) ⓒ 박찬두 기자 |
둘째는 지속가능성이다. 친환경 패키징은 단순히 소재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생산·유통·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부담을 줄이는 설계다. 현지화 전략 역시 한국다움을 희석하는 일이 아니라, 각 시장의 기후·규정·식습관·피부 특성에 맞게 한국다움이 가장 잘 작동하도록 조율하는 작업이다.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은 윤리적 선택이면서 동시에 경쟁력의 기반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K-뷰티와 K-푸드의 수출 10대 품목 진입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친환경 패키징과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자부심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코리안투데이] 농심 미국 공장 생산 라인(사진제공: 농심) ⓒ 박찬두 기자 |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한류가 AI(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더 정교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개인 맞춤형 K-뷰티 솔루션이나 빅데이터 기반의 K-푸드 큐레이션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성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 아침에 바르는 한 겹의 감각, 저녁에 끓여내는 한 그릇의 온기가 국경을 넘어 반복될 때, 그것은 취향을 넘어 습관이 되고, 습관은 표준이 된다. 2025년 K-뷰티와 K-푸드의 10대 수출 품목 진입은 바로 그 표준의 문턱을 넘었다는 신호다. 문화가 경제를 견인하는 시대는 선언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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