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 잔 같은 오늘, 느낌의 미학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의 끝, 나는 조용히 와인 한 잔을 든다.

유리잔 속 붉게 스미는 버건디빛은 오늘 하루의 농도와 닮아 있다.

누군가는 지나쳐버릴 평범한 하루일지 몰라도,

내게는 천천히 음미해야 할 한 잔의 와인처럼, 그 속에 담긴 느낌들이 소중하다.

 

와인 한 잔 같은 오늘, 느낌의 미학

  [코리안투데이] 스쳐가는 하루에 머무는 시간의 향기  © 이명애 기자

 

와인은 단숨에 들이키지 않는다.

입 안에서 향과 맛을 굴리듯, 하루의 감정도 서둘러 흘려보내기보다는

조용히, 천천히 되새기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쳐간 말, 눈빛, 마음에 맺힌 작은 울림들.

그 순간들을 곱씹을 때, 비로소 하루는 의미로 가득 찬다.

 

우리는 자주 삶을 소비하듯 살아간다.

해야 할 일에 쫓기고, 의미 없는 정보에 휩쓸리고,

그러다 보면 내 감정의 온도도 잊고 만다.

하지만 와인 한 잔을 천천히 마시듯, 하루를 음미하는 시간은

내가 나를 잃지 않게 해준다.

 

느낌은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은 어떤 맛이었나. 달콤했나, 씁쓸했나, 아니면 담백했나.”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는 여유.

그것이야말로 진짜 삶을 마시는 법 아닐까.

 

오늘의 나는 어떤 향으로 남았고,

내일의 나는 어떤 맛으로 익어갈까.

와인 한 잔을 내려놓으며,

느낌이 가득 담긴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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