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산책을 하다 재활용품을 버리기 위해 멀리 수거함을 찾는 일은 이제 과거의 풍경이 되고 있다. QR코드를 찍자 로봇이 다가와 플라스틱과 종이, 캔을 알아서 나눠 담고 다시 충전소로 돌아간다. 첨단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일상 속 행정 서비스로 정착하고 있다는 신호다.
![]() [코리안투데이] 신트리공원에서 순환주행중인 재활용춤 수거 로봇 모습(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
양천구는 양천공원, 오목공원, 파리공원에 이어 신트리공원에서도 재활용품 수거 자율주행 로봇 운영을 시작했다고 31일 밝혔다.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실증해 온 ‘재활용품 수거 로봇’ 서비스를 검증된 성과를 토대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이번에 운영되는 자율주행 로봇은 플라스틱·종이·캔 등 품목별 수거함이 구분된 구조로 설계됐다. 공원 곳곳에 설치된 QR코드를 통해 호출하면 해당 위치로 이동해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작업이 끝나면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한다. 이용자가 호출하지 않더라도 오전·오후 정기 순환 주행을 통해 공원 전반을 돌며 수거를 진행해 접근성을 높였다.
이 서비스는 서울시가 추진한 ‘테스트베드 서울 실증사업’을 통해 시작됐다. 해당 사업은 첨단 기술을 실제 도시 공간에 적용해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기업의 사업화와 공공 서비스 연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양천구는 이 실증사업을 통해 자율주행·AI 기술을 생활 밀착형 행정 서비스로 연결하는 모델을 선보여 왔다.
실증 과정에는 로보티즈AI가 참여했다. 양천구는 이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지원받아 지난 1년간 양천공원·오목공원·파리공원 3개소에서 재활용품 수거 로봇을 운영했다. 그 결과 서비스 이용 건수는 6천여 건에 달했으며, 공원 관리 인력의 업무 부담이 줄고 주민의 분리배출 편의성도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양천구는 운영 범위를 신트리공원까지 확대했다. 동시에 당초 2025년 종료 예정이던 운영 기간을 2026년까지 연장해, 기능 개선과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한 추가 검증에 나선다. 로봇 주행 안정성, 수거 정확도, 이용 동선 개선 등 세부 요소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장기적인 서비스 정착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재활용품 수거 로봇은 양천구가 추진 중인 ‘스마트 로봇존’ 정책의 한 축이기도 하다. 구는 이미 양천·오목·파리공원에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로봇존 구축을 완료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각 공원에 배달로봇 2대씩을 도입해 식음료 배달 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배달로봇 서비스 역시 단계적 확대가 진행 중이다. 공원별 배달로봇을 2대씩 추가 투입하고, 가맹점도 기존보다 5곳 늘려 총 19곳으로 확대 운영한다. 단순한 시범 서비스가 아니라, 공원 이용 방식 자체를 바꾸는 생활 인프라로 로봇을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정책은 환경과 행정 효율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다. 재활용품 수거 로봇은 분리배출 참여를 유도해 공원 내 환경 관리를 개선하는 동시에, 인력 중심 관리의 한계를 기술로 보완한다. 특히 고령자나 어린이 등 이동이 불편한 이용자에게는 체감 편의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이번 서비스 확대를 통해 더 많은 주민이 일상 속에서 첨단 기술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고, 공원 이용 편의도 함께 높아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주민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로봇 기반 생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운영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시 행정에서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양천구의 재활용품 수거 로봇은 보여주기식 실험이 아닌, 반복되는 생활 불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공원에서 시작된 이 변화가 다른 생활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그리고 로봇이 도시 일상의 표준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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