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의 정도 구분 – 경도에서 심도까지 | 코리안투데이
“선생님, 제 청력이 얼마나 나쁜가요?” 청력검사를 받은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입니다. ’45dB’이라는 숫자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막막하셨을 겁니다. 오늘은 난청의 정도를 어떻게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겪게 되는 실질적인 어려움과 대처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청력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난청 정도의 기준: 데시벨(dB)의 의미
청력은 데시벨(dB HL, Hearing Level)로 측정합니다. 0dB HL은 정상 청력을 가진 젊은 성인이 겨우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의미합니다. 숫자가 클수록 더 큰 소리여야 들을 수 있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40dB HL의 청력 역치를 가진 분은 정상인보다 40dB 더 큰 소리여야 겨우 들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일상 소리의 크기 비교
• 나뭇잎 스치는 소리: 10dB
• 속삭임: 20-30dB
• 정상 대화: 50-60dB
• 진공청소기: 70dB
• 자동차 경적: 90dB
• 록 콘서트: 110dB
WHO 기준 난청 정도 분류
난청 정도 | 청력 역치 | 청력 손실율 |
---|---|---|
정상 청력 | 0-25 dB HL | 0% |
경도 난청 | 26-40 dB HL | 0-25% |
중등도 난청 | 41-55 dB HL | 26-40% |
중등고도 난청 | 56-70 dB HL | 41-55% |
고도 난청 | 71-90 dB HL | 56-70% |
심도 난청 | 91 dB HL 이상 | 71% 이상 |
![]() [코리안투데이] 청력검사 결과지(오디오그램)의 난청 정도별 영역 ©지승주 기자 |
경도 난청 (26-40 dB HL): 작은 신호를 놓치기 시작
일상생활의 어려움
- 조용한 환경에서는 대화에 큰 문제 없음
- 속삭이는 말이나 작은 소리를 놓침
-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 시 집중력 필요
- TV나 라디오 볼륨을 약간 높임
- 회의나 강의 시 뒷자리에서 듣기 어려움
“경도 난청은 ‘숨은 난청’이라고도 불립니다. 본인은 잘 모르지만 가족들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죠. 이 단계에서 조기 개입하면 진행을 크게 늦출 수 있습니다.”
경도 난청의 실제 사례
김○○씨 (52세, 회사원)
“처음엔 아내가 TV 소리가 크다고 잔소리하는 줄만 알았어요. 회의 시간에 먼 자리에 앉은 동료의 발언을 자주 놓치게 되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죠. 검사 결과 양쪽 귀 모두 35dB의 경도 난청이었습니다.”
경도 난청 대처법
- 청력 보호: 소음 환경 피하기, 이어폰 사용 줄이기
- 의사소통 전략: 대화 시 상대방 얼굴 보기, 조용한 곳에서 대화
- 정기 검진: 6개월~1년마다 청력검사로 진행 여부 확인
- 보청기 고려: 직업상 필요하거나 불편함이 크면 조기 착용 권장
중등도 난청 (41-55 dB HL): 일상 대화가 어려워지는 단계
⚠️ 주요 증상과 어려움
- 1미터 거리에서도 정상 대화가 어려움
- 전화 통화 시 상당한 어려움
- 여러 명이 대화할 때 내용 파악 곤란
- TV 볼륨을 상당히 높여야 함
- 초인종, 전화벨 소리를 놓치기 시작
- 대화 중 자주 되묻게 됨
65%
대화 이해도 저하
|
3배
의사소통 스트레스 증가
|
80%
보청기 필요성
|
중등도 난청 관리 전략
💡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시기
- 보청기 착용 강력 권장: 더 이상 미루면 적응이 어려워집니다
- 청각 재활 프로그램: 보청기 착용과 함께 청능 훈련 병행
- 환경 개선: 집안 소음 줄이기, 보조 청취 장치 활용
- 가족 교육: 명확한 발음, 얼굴 마주보고 대화하기
![]() [코리안투데이] 난청 정도별 일상생활 소리 청취 능력 비교 © 지승주 기자 |
중등고도 난청 (56-70 dB HL): 보청기가 필수인 단계
일상생활의 심각한 제약
- 큰 소리로 말해도 알아듣기 어려움
- 보청기 없이는 전화 통화 불가능
- 집단 대화에서 완전히 소외
- 자동차 경적, 사이렌 소리 감지 어려움
- 음악 감상의 즐거움 상실
심리사회적 영향
중등고도 난청은 단순한 청력의 문제를 넘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 증가
- 직업 활동의 제한
- 가족 관계의 스트레스
- 인지 기능 저하 위험 증가
고도 난청 (71-90 dB HL):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단계
고도 난청에서는 귀 가까이에서 큰 소리로 말해도 부분적으로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고성능 보청기가 필수이며, 경우에 따라 인공와우 이식을 고려해야 합니다.
⚠️ 안전상의 위험
- 화재 경보, 자동차 경적을 듣지 못함
-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이나 차량 인지 불가
- 응급 상황 시 도움 요청의 어려움
심도 난청 (91 dB HL 이상): 잔존 청력의 최대 활용
심도 난청에서는 아주 큰 소리만 진동으로 느낄 수 있으며, 일반적인 보청기로는 충분한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인공와우 이식이 가장 효과적인 재활 방법입니다.
![]() [코리안투데이] 난청 정도별 적합한 청각 보조기기 © 지승주 기자 |
난청 정도별 맞춤 관리 전략
🎯 단계별 핵심 관리 포인트
경도 난청 (26-40 dB)
✓ 예방 중심: 청력 보호, 정기 검진
✓ 선택적 보청기 사용
✓ 의사소통 기술 향상
중등도 난청 (41-55 dB)
✓ 보청기 착용 권장
✓ 청각 재활 프로그램 참여
✓ 환경 개선 및 보조기기 활용
고도 이상 난청 (56 dB 이상)
✓ 고성능 보청기 필수
✓ 인공와우 이식 검토
✓ 종합적 재활 프로그램
✓ 시각적 보조 수단 병행
청력검사 결과 이해하기
📋 오디오그램 읽는 법
청력검사 결과지(오디오그램)를 받으셨다면 다음을 확인하세요:
- 가로축: 주파수(Hz) – 낮은음(250Hz)부터 높은음(8000Hz)
- 세로축: 청력 역치(dB HL) – 위쪽이 좋은 청력
- O 표시: 오른쪽 귀 / X 표시: 왼쪽 귀
- 평균 청력: 500, 1000, 2000Hz의 평균값
![]() [코리안투데이] 실제 청력검사 결과지 샘플과 해석 방법 © 지승주 기자 |
난청 진행을 막는 생활 수칙
💚 모든 단계에서 실천해야 할 10가지
- 85dB 이상 소음 환경에서는 귀마개 착용
- 이어폰 사용 시 60-60 규칙 준수
- 금연 – 니코틴은 내이 혈류를 감소시킴
-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액순환 개선
-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 관리
- 이독성 약물 복용 시 청력 모니터링
-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 비타민 B12, 엽산, 오메가3 섭취
- 정기적인 청력검사 (연 1회 이상)
- 난청 증상 발견 시 즉시 전문가 상담
기억하세요!
난청의 정도와 상관없이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경도 난청이라도 방치하면 점차 악화될 수 있고,
고도 난청이라도 적극적인 재활로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청력은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질
오늘 살펴본 것처럼, 난청의 정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각 단계마다 겪는 어려움과 필요한 대처법이 다르죠. 중요한 것은 현재 자신의 청력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관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경도 난청이신 분들, “아직 괜찮다”고 방심하지 마세요. 지금이 청력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입니다. 중등도 이상의 난청이신 분들, 보청기를 더 이상 미루지 마세요. 보청기는 안경처럼 삶의 질을 높여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난청의 증상과 자가진단법’을 통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난청의 신호들과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자가 체크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혹시 나도 난청일까? 궁금하신 분들은 꼭 확인해보세요.
지승주 센터장
스타키 보청기 종로센터 센터장
15년 경력의 의학 전문 칼럼니스트
난청 재활 및 보청기 fitting 전문가
코리안투데이 건강칼럼 | 소리의 재발견 – 난청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청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시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나 청각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