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의 담배와 침으로 더럽혀진 계단을 꾸짖지 않고,
묵묵히 사랑과 배려로 채운 목사님의 선택은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은혜는 규칙보다 강하고, 꾸짖음보다 깊으며,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임을 보여주는 감동 실화이다.
![]() [코리안투데이] 머릿돌67. 사랑은 때로 말없이 움직인다: 여학생들과 목사님의 1년 © 지승주 기자 |
가난한 지하 교회를 개척한 목사님은
어느 날부터 예배당 입구 계단이 침과 담배 꽁초로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침, 점심, 저녁마다 이어지는 이 난감한 상황을 지켜본 끝에,
범인은 이웃 여학교의 이탈 학생들, 어린 여학생들이었다.
목사님은 잠시 야단칠까 고민했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 아이들도 하나님이 보내신 딸들인데… 어떻게 해야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기도 끝에 떠오른 해답은 꾸짖음이 아닌 ‘햇볕 같은 사랑’이었다.
그날부터 목사님은 아무 말 없이 계단을 치우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뱉어 놓은 침까지 손수 닦으며,
“이 아이들을 보내주신 분도 하나님이시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계단 옆에 작은 테이블을 놓고 귤, 사탕, 간식들을 예쁘게 담아두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재떨이, 물 담은 그릇, 휴지, 쓰레기통을 준비해놓고 정성스러운 글을 붙였다.
“여러분 환영합니다.
이 계단에 오는 분은 이미 우리 교회 가족입니다.
귤도 드시고, 편히 쉬다 가세요.
-여러분의 목사-”
그 이후에도 목사님은 날마다 글을 바꾸어 붙였다.
“추운데 고생 많아요. 교회 문 열어두었어요.
컵라면이랑 커피 드세요.”
“시험 잘 보세요!
고생 끝에 낙이 있으니까요.”
“부활절 계란 선물 두고 갑니다.”
“크리스마스 카드도 가져가세요.”
그리고 단 한 번도
“담배 끊어라, 침 뱉지 마라, 교회 나와라”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여학생들은 점점 변했다.
재떨이에 담배를 버리고
휴지에 침을 싸서 버리고
계단은 오히려 목사님보다 더 깨끗하게 청소해두고 가곤 했다.
어느 날은 작은 메모도 남겼다.
“목사님 짱!”
“고마워요 목사님, 열심히 공부할게요!”
“우리도 도울게요.”
1년이 지나 졸업을 앞둔 날, 여학생들은 교회에 18억 원을 헌금했다.
목사님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말했다.
“목사님이 우리를 미워하지 않고 사랑해줬잖아요.
그래서 우리도 기도하며 복권을 샀어요.
혹시 당첨되면 다 교회에 드리자고 약속했어요.
진짜 당첨 될 줄 몰랐지만… 하나님이 도와주셨나 봐요.”
그 후 학생들은 취업과 진학을 하며 성인이 되었고, 소식을 전하러 찾아오기도 했다.
몇 년 뒤 목사님이 알아보니,
여학생들은 모두 가까운 교회를 다니며 신앙 안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목사님은 깨달았다.
“사람은 법과 소리침으로 변하지 않는다.
은혜가 마음을 움직이고, 사랑이 삶을 바꾼다.”
은혜의 힘은 말보다 강하고,
지적보다 깊고,
훈계보다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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