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 창업의 문턱이 높아진 시대,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기 처방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다. 특히 공항소음대책지역처럼 생활 여건과 교육·취업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청년들에게는 기회의 접근성 자체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양천구가 신월·신정동 일대 청년을 대상으로 ‘양천 청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지역 기반 청년정책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 [코리아투데이] 2025 양천 청년 아카데미 포스터(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
공항소음대책지역에 거주하거나 활동 중인 청년을 대상으로 진로 설계와 실무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양천 청년 아카데미’는 단발성 특강이 아닌, 월 1~2회 정기 교육으로 구성된 연속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취·창업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적 한계를 행정이 보완해 청년의 성장 경로를 지역 안에서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다.
청년 아카데미는 신정3동 양천창업지원센터 1층에서 내년 4월까지 총 10회 과정으로 진행된다. 회차별 참여 인원은 20명 내외로, 신월동과 신정동 일부 지역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19세부터 39세까지의 청년이 대상이다. 의무복무를 마친 제대군인은 최대 3년까지 연령 상한을 연장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정책 접근성을 넓혔다.
프로그램 구성은 현재 청년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 취업 시장의 흐름을 짚는 최신 취업 트렌드 강의, 실질적인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는 포트폴리오 작성법,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생성형 AI 활용법 등은 실무형 교육의 핵심이다. 단순한 이론 전달이 아니라, 바로 적용 가능한 실습 중심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심리적 회복과 자기 성찰을 돕는 힐링 프로그램도 함께 구성했다. 임상 미술심리, 목공 클래스 등은 경쟁과 불안 속에서 지친 청년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취업 역량 강화와 마음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구성은 최근 청년 정책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오는 12일에는 ‘부동산을 알지 못하는 청년 탈출 캠프’를 주제로 한 특강이 예정돼 있다.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 속에서 청년층은 정보 접근의 격차로 인해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쉽다. 이번 강의는 부동산 시장의 기본 구조와 최근 흐름, 청년층이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주거 전략 등을 다루며,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초 지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천 청년 아카데미는 단독 사업이 아니라, 양천구 청년정책 전반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구는 국가자격시험 응시료 지원을 통해 청년들의 자격 취득 부담을 낮추고, 공공형 공유오피스 조성을 통해 창업과 프리랜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카페 운영, 청년점포 육성사업, 청년 도전 지원사업 등도 함께 추진하며 교육–공간–일자리로 이어지는 정책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공항소음대책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한 이번 아카데미는 지역 간 정책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규모 개발이나 단기 지원금보다, 청년이 스스로 역량을 쌓고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를 제공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적 성장에 초점을 둔 접근으로 평가된다.
참여를 원하는 청년은 포스터 내 QR코드를 통해 구글폼으로 신청할 수 있다. 프로그램별 세부 일정과 내용은 양천구 청년사업 게시판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양천구는 이번 청년 아카데미를 계기로, 지역 청년이 외부로 떠나지 않아도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공간과 네트워크로 실천의 장을 마련하며, 일자리와 창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역 안에서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청년 아카데미가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통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덜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소음과 제약의 상징이었던 지역이 기회의 공간으로 바뀌는 과정은 행정의 방향에 달려 있다. 양천구 청년 아카데미는 공항소음대책지역 청년에게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스스로 올라설 수 있는 성장의 사다리를 놓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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