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매미·거북이의 삶을 통해 인간이 놓치고 사는 것,
특히 “미루는 습관 때문에 잃어버린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시 해설이다.
자연의 생명들은 짧아도 충만하게 제 몫을 다해 살지만,
인간만이 후회와 아쉬움 속에서 “좀 더 할 걸…”이라 말하며 떠난다.
“한평생”이란 길이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가’로 결정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코리안투데이] 머릿돌70. ‘껄껄껄’ 하기 전에—지금 살아야 할 이유 © 지승주 기자 |
반칠환 시인의 「한평생」을 해설하며
풀어낸 이 글은 짧은 생과 긴 생의 차이가 ‘시간’이 아니라
‘태도’와 ‘채움의 방식’이라는 점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하루살이는 시궁창에서 태어나 단 하루를 살았다.
그러나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간다”고 외치니,
그 삶은 짧아도 완성된 삶이었다.
행복은 길이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매미는 일생 대부분을 땅속에서 보내고 겨우 칠일을 세상에서 누린다.
하지만 그 칠일 동안 득음(得音)을 이루고,
자신의 울음을 이해해주는 지음(知音)까지 있었다니
그보다 더 큰 성취가 어디 있겠는가.
인간은 한평생을 바쳐도 자기 목소리를 찾기 어려운데,
매미는 짧은 생으로 그 높은 경지를 이뤄내고 떠난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기쁜 일도, 즐거운 일도, 사랑할 일도
“나중에… 다음에… 좋은 날 오면…” 하며 미루고 또 미룬다.
그렇게 미루다 보니 남은 것은 “가쁜 숨”뿐.
이 얼마나 허망한가.
반면 천 년을 사는 거북이는
급한 것도, 허둥대는 것도 없다.
느릿느릿하지만 제 갈 길을 가고,
제 할 일을 하며,
자기 속도를 잃지 않는다.
그러니 천 년의 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시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하루를 살든 천 년을 살든 모두가 한평생이다.”
각 생명은 자기답게 살고, 자기 몫을 다하며 후회 없이 떠난다.
오직 인간만이 미루고, 욕심내고, 집착하며 후회를 남긴다.
그래서 무덤에서는 “껄껄껄” 소리가 난다고 한다.
웃는 소리가 아니라
“좀 더 사랑할걸…”
“좀 더 즐길걸…”
“좀 더 베풀걸…”
하는 미련의 울림이다.
재미있는 듯하지만,
사실 이 글은 우리를 멈춰 세우는 깊은 경고이다.
지금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내일로 미루지 말 것,
지금 표현할 사랑을 다음으로 미루지 말 것,
지금 베풀 선행을 언젠가로 미루지 말 것.
누구에게나 시간은 있지만,
누구에게나 내일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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